'선거철 대형산불 징크스+양간지풍'…강원 산불 위험 '최고조'

전날 '5시간 만에 6건' 잇단 산불…화요일엔 "강풍까지"

강원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산불.(산림청 제공) 2024.4.7/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급격한 기온 상승과 봄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강원지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대형 산불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강원지역엔 이른바 '양간지풍'(襄杆之風)이라고 불리는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의한 강한 서풍으로 대형산불이 잦은데다, '선거가 치러지는 짝수 해엔 대형산불이 일어난다'는 징크스까지 있어 총선을 앞두고 걱정이 더한다.

일요일인 지난 7일 강원 곳곳에서 5시간도 안돼 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26분쯤 신철원리의 또 다른 야산에서 '영농 쓰레기 소각'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 헬기를 투입해 36분 만에 꺼졌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 24분쯤 신철원리에서 등산객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 헬기 등을 투입해 5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강원 동해 신흥동 산불 현장.(산림청 제공) 2024.4.7/뉴스1

횡성 산불 현장에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23분쯤 횡성군 횡성읍 송전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헬기 2대 등이 투입된 끝에 27분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현장에서 A 씨(87)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동해안 지역의 산불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16분쯤 양양 강현면 정암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나 21분 만에 진화됐고, 오전 11시 45분쯤 동해시 신흥동에서 산불이 나 헬기 3대가 투입돼 1시간 2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또 같은 날 오전 10시 18분쯤 삼척 원덕읍 옥원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나 37분 만에 불길이 잡히기도 했다.

30% 안팎의 낮은 실효습도도 산불 발생 우려를 높인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 기준 중부산지인 강릉 성산지역의 실효습도는 19%로 매우 낮았다.

실효습도는 화재예방 목적으로 수일 전부터의 상대습도에 경과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줘 산출한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낮을 수록 화재 위험이 높다.

이어 같은 산지인 조침령 23%, 동해 달방댐 25%, 속초 설악동 28%의 실효습도를 보였다. 삼척 26%, 양양 28%, 북강릉 29%, 고성 간성 29% 등 동해안도 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20대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산불로 잿더미가 된 동해시 산림.(뉴스1 DB)

이 같은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높아지면서 산림청은 전날 강원 등 일부 지역의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해당지역은 홍천·춘천·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양양이다.

이처럼 산불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화요일인 오는 9일엔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산불 위기는 '최고조'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이는 동해안 대형산불의 주범 '양간지풍'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 바람은 매년 봄철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영서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서풍을 말한다. 양간지풍은 주로 선거가 집중된 4월 초에 집중적으로 불어 동해안에선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 대형산불이 난다'는 징크스가 있기도 하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할 경우 대형산불로 확산위험이 있기 때문에 영농 부산물 불법소각 행위 등을 절대 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