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작은 불씨가 쏴 올린 대형 산불… 이제 그만!

윤석범 춘천국유림관리소장. (춘천국유림관리사무소 제공)/뉴스1
윤석범 춘천국유림관리소장. (춘천국유림관리사무소 제공)/뉴스1

(춘천=뉴스1) 윤석범 춘천국유림관리소장 = 사무실 앞 목련의 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고 벚꽃은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하나둘 봄을 맞이하고 있다.

마음 같아선 가족과 함께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봄나들이라도 가고 싶지만, 춘천국유림관리소 게양대에 펄럭이는 '산불 조심' 깃발을 바라보고 있으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산불 조심 기간 간간이 내린 비는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한다. 하지만 4월을 시작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단 하루 만에 산의 낙엽들은 산불이 나기 쉬운 조건인 '낙엽 수분 함량 18% 미만'으로 되돌아간다.

기상청은 올해 4, 5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산불 위험이 8.6% 증가하고, 2도가 상승하면 13.5% 증가한다.

최근 10년간 전체 산불의 56%를 봄철에 발생한 산불이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으로 발생한 사례가 전체의 30%에 이른다.

이처럼 산불 발생 위험이 큰 봄철에 산림청 최일선 기관인 춘천국유림관리소는 그 예방 및 신속한 초기대응을 위해 산림재난 상황실에서 총 10대의 산불 무인 감시카메라를 산불 상황 관리 요원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산불취약지역에선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산림 드론감시단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산불 발생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산림청에선 농진청·지자체와 협업으로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및 산불 전문 예방진화대 등으로 구성된 영농부산물 파쇄팀을 운영, 불법 소각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큰 산림 인접 영농부산물 파쇄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산불 발생시 초동 진화 및 대형산불 저지를 위해 기존 진화차보다 담수량이 3.5배, 방수량이 4배나 많은 산악지형에 특화된 고성능 산불진화차를 올해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관기관 간 효율적인 산불 진화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소통 강화 및 산불 진화 인력의 현장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유관기관 합동으로 산불 진화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산불은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형산불 또한 작은 불씨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산불 예방 대책은 모든 국민이 산불에 경각심을 갖고 산림 인접 지역에선 작은 불씨로도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아는 것이다. 또 산불은 대부분 국민의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산불 예방과 감시활동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숲이 산불로부터 사라지지 않도록 잘 가꾸고 소중하게 관리한다면, 봄날의 푸른 숲은 항상 우리에게 희망과 안식처가 될 것이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