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재단 출범 강행'에 강원 시군 체육회 '보이콧'…지역상권 불똥

지난해 9월 양구군 설립한 뒤 태백시에서도 움직임
양구서 열리는 강원도어르신체육대회 무기한 연기

강원도체육회.(뉴스1 DB)

(강원=뉴스1) 한귀섭 이종재 기자 = 스포츠재단 설립을 두고 강원 일부 시·군과 시·군 체육회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불똥이 지역 대회로 번지고 있다.

23일 체육계에 따르면 양구 사회단체장들은 지난 21일 춘천 삼천동에 위치한 강원도체육회를 방문해 ‘스포츠재단 설립 시군의 체육대회 개최 및 참가 정상화’를 건의했다.

이는 강원도 시·군체육회장협의회가 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의 불참을 선언하자 양구 사회단체장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표출된 것이다.

양구 사회단체장들은 건의문에서 “양구군스포츠재단은 지방자치단체 설립 출연기관으로서 상위기관과 협의를 통해 양구군체육회와 업무를 분장하고 설립 허가를 받은 합법단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재단과 관련해 그 어떠한 행위든 양구군의 지역경제에 피해를 발생시킨다면 군민을 대표해 이를 좌시하지 않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양구군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스포츠마케팅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뒤이어 태백시도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강원도 시·군체육회장협의회는 국민체육진흥법상 지방체육회와 민선체육회장이 지방체육진흥에 관한 전반적인 사무를 관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단을 설립 하는 것은 법 자체를 어기는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이후 강원도 시·군체육회장협의회는 양구와 태백에서 열리는 모든 체육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강원 양구군 사회단체장들이 최근 강원도체육회를 찾아 ‘스포츠재단 설립 시군의 체육대회 개최 및 참가 정상화’를 건의했다.(양구군 제공)

이에 4월 양구에서 열리는 강원도어르신생활체육대회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대회는 이틀간 3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한다. 내빈 등을 합치면 양구를 방문하는 인원은 더 많다.

이로 인해 양구 사회단체에서는 대회 불참에 따른 지역 경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일단 대회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태백에서는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협회장기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군 체육회가 불참 의사를 밝혀 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다음 달 말 열리는 태백산배 전국 동호인배드민턴 대회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희구 강원도체육회장은 조만간 양구를 찾아 지역 사회단체장들을 만날 계획이다. 다만 강원 시군체육회는 여전히 스포츠재재단 설립에 강하게 반발하고, 양구군과 태백시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원도체육회 관계자는 “양구 사회단체장들이 체육회를 방문한 날 양희구 회장님이 다른 곳에 계셔서 만나지 못했다”며 “조만간 양 회장이 양구를 찾아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회 개최를 위해 시군 체육회장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