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간 폭설에 나무 쓰러지고 비닐하우스도 '폭삭'

22일 오후 5시까지 구조·구급활동 56건 등 95건 출동
23일에도 산간 및 동해안 중심으로 눈·비 계속 전망

강원 평창 대관령면 선자령 정상 구조 활동 나선 강원 소방.(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뉴스1) 한귀섭 윤왕근 기자 = 강원 산간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지속된 22일 지역 곳곳에서 쌓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지는가 하면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20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대설과 관련한 소방 활동 건수는 오후 5시 현재까지 총 95건이다. 이 가운데 구조·구급 활동은 56건이고, 5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무 전도 등 생활안전 출동 건수는 39건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7시 12분쯤 홍천 화촌면 성산리에선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쳤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오전 8시 45분쯤엔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의 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소방 당국 등이 출동해 정리 작업을 벌였고, 오전 10시 4분쯤엔 평창 대관령면 선자령 정상에서 30~40대 남녀 3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고립됐던 이들 남녀는 다행히 다치진 않았다.

이외에도 춘천·강릉·동해 삼척·홍천·횡성·영월 등지에선 나무가 쓰러졌다는 등의 신고가 잇따랐다. 일부 쓰러진 나무는 고압선을 끊어 주변 일대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홍천·양양에선 전기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22일 강릉시 일대에서 제설작업이 한창이다.(강릉시 제공) 2024.2.22/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평창에선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비닐하우스가 주저앉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눈이 내린 지역의 일부 도로 구간에선 시내·마을버스가 단축 운행하거나 우회하고 있다.

산간 지역 마을 주민들은 교통편이 아예 끊겨 큰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녀와 떨어져 지내는 독거노인들인 데다, 혈압·당뇨 등 질환도 갖고 있어 폭설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건강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왕산면 안반데기 마을 주민들은 마을 진입로 4.6㎞ 구간이 통제돼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설악산 21곳, 오대산 11곳, 치악산 14곳, 태백산 26곳 등 국립공원 탐방로 72곳이 통제되고 있으며, 동해안 일대 어선 2479척도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천 화촌면 도로 교통사고 현장.(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는 이번 폭설과 관련해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운영하며 인력·장비를 동원해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다. 도는 도로공사와 지방국토관리청에 제설 장비 추가 등을 요청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4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강릉 성산 69.2㎝, 조침령 67.5㎝, 삽당령 61.4㎝, 양양 영덕 57㎝, 양양 오색 55.8㎝, 강릉 왕산 54.3㎝, 대관령 47.9㎝ 등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동해안의 경우 북강릉 25.3㎝, 고성 간성 17.6㎝, 강릉 주문진 15.0㎝, 속초 청호 14.6㎝, 내륙은 평창 대화 13.4㎝, 화천 사내 13.3㎝, 홍천 시동 13.0㎝, 횡성 안흥 12.6㎝, 원주 치악산 10.7㎝ 등의 눈이 내렸다.

이번 눈은 23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와 동해안 5~10㎝(많은 곳 산지 15㎝ 이상)다. 예상 강수량은 동해안과 산지 5~20㎜다.

기상청은 "내일(23일)까지 동해안과 강원 산지엔 매우 많은 눈이 쌓이겠다"며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아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