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전공의 집단 사직 가시화…의료대란 우려(종합)
'빅5' 병원 집단행동 결의 이어 다른 지역서도 움직임 잇따라
정부 "수련병원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
- 한귀섭 기자, 남승렬 기자, 최성국 기자, 김태진 기자, 박소영 기자, 김혜지 기자, 권영지 기자, 허진실 기자, 임충식 기자
(전국=뉴스1) 한귀섭 남승렬 최성국 김태진 박소영 김혜지 권영지 허진실 임충식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면서 전국 각지의 병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에서 오는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를 기해 병원 근무를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다른 시도 지역 병원에서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원광대병원의 경우 22개과 전공의 126명이 전날 모두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내달 15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대병원 20개과의 전공의 189명도 오는 19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후부터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예수병원 10개과 전공의 77명은 현재 사직서 제출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원광대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비상 진료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전북대병원도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의료진 유출이 현실화할 경우 의료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인천에선 가천대길병원 전공의 일부가 사직서를 냈다. 인하대병원과 인천성모병원에선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없으나, 이들도 곧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란 게 지역 의료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 조선대병원에서도 전공의 142명 가운데 7명이 전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전남대병원은 아직 사직서를 낸 전공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에서도 아직 전공의 집단 사직 등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고, 부산지역에서도 대학병원 전공의 집단 사직이나 의대생 동맹 휴학 등의 모습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의 경우 인턴 21명은 전날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 현장 실태조사에선 전원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양대·을지대·충남대병원 전공의들도 현재로선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의료계와 의대들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을지대 의대 학생회의 경우 오는 20일 '동맹 휴학' 돌입 의사를 밝히고 재학생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건양대·충남대 의대에선 학생들과 학교 측 간의 관련 협의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내 대학병원들도 관련 상황을 주시하며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등에 따른 필수 의료시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진 확보 및 진료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에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 의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
정부는 이달 6일 지역 의료여건 개선과 의사 수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올해보다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산하 16개 시도의사회는 15일 각지에서 개최한 궐기대회를 통해 "의대 정원을 갑자기 2000명이나 늘리면 의료시스템 붕괴와 교육의 질 하락, 국민 건강권 침해 등을 가져올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의협은 총파업 등 집단행동 가능성을 예고해 둔 상태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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