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숙원 풀어"vs"끝까지 막을 것"…첫 삽 뜬 오색케이블카(종합)
상경 투쟁 불사했던 주민 "너무 감격스러워"
반대단체 도로 드러눕기도 "재앙 가져올 것"
- 윤왕근 기자, 한귀섭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한귀섭 기자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20일 드디어 첫 삽을 뜬 가운데, 강원 설악권 지역사회는 41년 숙원이 풀렸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반면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해 온 단체는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이날 오후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하부정류장 예정부지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착공식 현장을 찾은 양양 등 설악권 지역주민들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이재영(66) 전 양양군 오색2리 이장은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매번 좌초되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상경 투쟁을 불사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오늘 착공식에 참석하게 돼 감격스럽고, 믿기질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A씨는 "케이블카 사업이 매번 엎어지면서 주민들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다"며 "오랜 숙원인 케이블카를 추진해 준 정부와 강원도, 양양군에 대해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극렬히 반대해 온 반대단체는 착공식 현장에서 드러눕는 등 시위를 벌였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착공식이 열리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 케이블카 하부정류장 예정부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끝까지 설악산케이블카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11월 20일은 국립공원 최악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설악산을 파괴한 이들은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것이며 강원도와 양양군에 환경적, 경제적 재앙을 가져오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 양양군민을 비롯한 1120명의 시민이 오색삭도 사업허가 취소 소송 원고인으로 나섰다"며 "소송인들은 헌법이 부여한 자연방위권으로서의 생태적 저항권으로 공원사업시행허가처분 취소 소송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1982년 10월 최초 계획 입안 이후,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는 점에서 환경단체 등의 극렬한 반대로 더디게 진행되다가 2015년 9월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설치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행정심판 등으로 지체와 추진을 반복하다 이날 첫 삽을 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부터 끝청까지 3.3㎞ 구간에 케이블카와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8인승 곤돌라 53대가 편도 14분28초의 속도로 운행, 시간당 최대 825명의 관광객 수용이 가능하다.
강원도와 군은 2025년 말까지 공사를 진행해 안전성 등을 점검하는 시험 운행을 거쳐 2026년 초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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