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교육감 “학교가 학생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 사교육비 줄이는 효과적 방법”
[취임1년 인터뷰]“전교조 단체협약 때문, 학생진단평가 아쉬워”
“교육이 도 지속 발전의 핵심축이자 도민으로 성장시키는 힘”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취임 1년이 지난 지금도 최우선 과제로 ‘학력신장’을 말한다. 교육이야말로 지방소멸을 막고, 미래의 강원도를 만들고 이끌어갈 힘이라고 믿고 있다.
신경호 교육감 체제의 강원도교육청은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방과 후 자기주도학습 내실운영, 지필평가 2회 실시 등 학생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학교에 학생들을 책임지고 관리해 주는 것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학생들이 집에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다면 지자체와 시내버스 연장 운영을 협력하고, 자율방범대에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1년 소회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1년이다. 취임부터 지금까지 학교 현장을 비롯해 교육감으로서 갈 수 있는 데는 다 가고 만날 사람들은 다 만난 것 같다. 12년 만에 강원교육의 체질부터 바꾸겠다는 교육감이 자리에 앉아서 지시만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찾아가는 곳마다 하나같이 저에게 당부하시는 말씀은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한 도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만든 것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새로운 비전인 ‘교육을 이유로 강원도를 떠나지 않게, 더 특별한 교육으로 강원도를 찾아오게’이다.
-기억에 남는 성과와 아쉬운 점은.
▶우리 교육청의 1순위 정책이 ‘더 높은 학력’이다. 그리고 이 정책의 첫 성과가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실시였다. 모든 학생들의 성장을 과학적으로 진단해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와 교육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보고 취임하자마자 준비해서 지난해 11월에 처음 실시했다.
특히 올해 신청 결과를 보고 저를 비롯한 교육청 식구들이 다 깜짝 놀랐다. 전체 90%에 육박하는 학교가 신청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났고, 특히 중학교는 작년에 비해 1.7배가 증가했다.
이처럼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와 기대를 채워 주는 것이 바로 교육정책이고 공교육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도 바로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이다. 학생 전수 평가를 금지한다는 전교조와의 단체협약 때문에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실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신청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결국 진단과 지원에서 다소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물론 진단 평가 외에도 학생 개별 지원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교육감으로서 우리 아이들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미래와 방향은.
▶우리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슬로건이 ‘교육을, 새로이’이다. 특별자치도 시대 강원특별법의 교육특례를 기회로 우리 강원교육도 그동안의 교육을 답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 태어나는 수준으로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시다시피 강원특별법 자체가 인구감소로 인한 강원도의 지속가능성 위기를 막겠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게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교육도 이에 부응해서 강원도의 지속가능성 위기를 교육의 힘으로 이겨내야 우리 아이들의 안정적인 삶과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이뤄내는 것이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이한 강원교육의 가장 큰 화두이다.
그래서 우리 교육청은 적어도 지금 있는 강원도 학생들이 교육 때문에 타지로 나가는 것을 막고, 더 나아가 전국에서 자랑할 만한 질 높은 교육, 다양한 교육과정, 앞서가는 교육환경으로 타 시도의 학생과 그 가정까지 강원도로 유입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강원도형 자율학교 운영, 강원형 유학 사업 등 배우고 싶은 것은 마음껏 배울 수 있는 다양하고 특별한 교육과정으로 타지의 학생과 그 가정이 강원도로 찾아오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여기에 ‘강원도형 인공지능기반 교육지원 플랫폼’으로 강원교육이 대한민국 AI교육을 선도하겠다.
-교육관련 특례가 3개만 통과돼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추가 개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특례에 주안점을 둘 예정인지, 그 이유는.
▶이미 3차 개정을 준비하면서 ‘교사 정원에 관한 특례’와 ‘교육자치조직권 특례’, 그리고 ‘교육감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의견 제출에 관한 특례’ 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사 정원에 관한 특례’는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 기준으로 교원 정원을 배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특례로 학급 수는 유지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서 도심 지역은 과밀학급 문제도 해결하고, 농어촌 작은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사 확보가 가능해져서 교육력도 강화할 수 있다.
‘교육자치조직권 특례’는 강원도 18개 시군 중 유일하게 교육지원청이 없는 양양군에 교육지원청을 신설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교육감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의견 제출에 관한 특례’는 교육감이 법률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제출할 수 없어서 교육에 관한 사항도 도지사를 통해 제출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함을 바로 잡아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학력신장을 제1과제로 꼽으셨다. 1년이 지난 지금 만족하시나.
▶지난해 부터 우리 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와 학생 맞춤형 지원은 올해부터는 평가 시기를 앞당겨 학생 개별지원에 방점을 찍을 생각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책임지고 관리해 주는 것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 교육청은 방과후 자기주도학습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해 학생들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예를 들어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서는 세 끼 식사를 제공하며 방과후에도 학교가 학생들의 공부와 생활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집에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수 없다면 지자체와 시내버스 연장 운영을 협력하고, 자율방범대에도 협조를 구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올해 2학기부터는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기 당 2회 국, 영, 수, 사, 과 교과의 지필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래야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안정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고 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특례에 반영된 ‘강원형 자율학교’도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는 핵심 정책 중 하나다. 강원형 자율학교가 운영되면 그런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심도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타시도 유출을 막고 학력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민께 한 마디.
▶더 나은 강원교육으로의 설레는 변화는 이미 일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제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출범을 계기로 강원교육이 강원도를 지속 발전시키는 핵심축이자 강원학생을 당당한 강원도민으로 성장시키는 힘이 될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제가 강원도내 18개 시군 다 다녀보면 정말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진 기관은 학교 밖에 없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학교와 교육청이 우리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애쓰고 있다는 점도 꼭 알아주시면 좋겠다.
◆프로필
△춘천고 △강원대 사범대학 수학교육학과 졸업 △1976년 삼척 도계여중 교사 △1986년 태백 상장중 교사 △1991년 춘천 소양중 교사 △2003년 정선 나전중 교감 △2007년 횡성 안흥중·고 교장 △2010년 강원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2011년 강원도춘천교육지원청 교육장 △2013년 춘천 신포중 교장 △2022년 강원도교육감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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