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강원 동해안 '상어주의보' …양양 앞바다서 또 '악상어' 사체
지난달엔 '백상아리' 사체도
전문가 "열대해역 살던 상어, 해수온 상승으로 올라와"
-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본격 피서철이 시작된 강원 동해안에서 악상어와 영화 '죠스'로 잘 알려진 백상아리가 잇따라 발견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5시 40분쯤 양양군 수산항 동쪽 7.5㎞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A호(5.92톤 자망)에서 상어사체 1구가 혼획됐다.
속초해경이 강릉 경포아쿠아리움에 확인 결과, 발견된 어종은 길이 210㎝, 둘레 120㎝ 규모의 '악상어'로 확인됐다.
속초 앞바다에서 잇따라 상어가 출몰하자 속초해경은 서핑, 다이버 등 지역 레저사업자를 대상으로 상어 출몰 사실을 알리고 안전주의를 당부했다. 또 인근 지자체에 사고 예방을 위한 경고방송을 요청하고, 파출소를 통해 연안 안전순찰을 강화했다.
악상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미국, 멕시코 등 북태평양에 서식하며, 최대 300㎝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연어를 잡아먹고 살고 생김새가 백상아리와 비슷하지만, 백상아리 보다는 몸집이 작다. 백상아리처럼 아직까지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는 없다. 주로 온대나 한대지방에 서식한다.
이처럼 동해안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공격성 상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강원 동해안 북부지역인 속초 앞바다에서는 조업 중인 어선에 상어사체 2구가 잇따라 혼획됐다.
먼저 이날 오전 4시 20분쯤 속초항 동쪽 5.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B호(5.92톤급 자망)에서 상어사체 1구가 혼획됐다.
속초해경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문의한 결과, 발견된 어종은 길이 240㎝, 180㎝ 규모의 '악상어'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전 7시 30분쯤 속초 장사항 동쪽 2.7㎞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 그물에 '백상아리' 사체 1구가 걸려들었다. 혼획된 백상아리는 길이 195㎝, 둘레 95㎝ 규모였다.
영화 '죠스'로 잘 알려진 '식인상어' 백상아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북 군산이나 충남 보령, 백령도, 인천 등 서해에서 종종 출몰한 기록이 있다.
1959년 7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하던 한 대학생이 상어에게 물려 숨지는 등 국내에서 상어로 인한 인명피해는 모두 7건으로, 이중 6명이 사망했다. 모두 '백상아리'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강원 동해안에서 보기 힘든 '공격성 상어'의 잇따른 출몰은 해수온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상어 전문가인 최윤 군산대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는 "백상아리의 경우 20~30년 전만 해도 동해안 포항 위쪽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은 어종이었다"며 "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상어들이 해수온 상승에 따라 점차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백상아리는 홋카이도 인근 해역에서도 발견된 기록이 있어서, 속초 등 강원 동해안에서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쉽게 볼 수 있는 어종은 아니다"라며 "백상아리 뿐 아니라 청상아리 개체도 10여년 전부터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최근 들어 동해안에서 상어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만큼 어업인과 레저·물놀이객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주변에서 상어가 발견되는 경우 즉시 해양경찰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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