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육가가공업체 화재 피해액 300억원…직원 320명 생계 막막
2014년 경기 이천에서 횡성군으로 이전후 회사 점차 커져
공장 모두 전소 복구에 많은 시간 필요…관계기관들 대책 강구
- 한귀섭 기자
(횡성=뉴스1) 한귀섭 기자 = “증축으로 더 잘될줄 알았는데... 복구하고 다시 재가동까지 언제할지 막막합니다.”
21일 오전 11시 30분쯤 강원 횡성군 우천면 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육가공업체 케이프라이드 공장 앞.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건물이 검은재로 변해 폭삭 내려 앉아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불이 난지 4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캐한 냄새가 올라왔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며 빈 공장을 알아보고, 거래처 등에 현 상황 설명을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화재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유관 기관에서 나와 사진을 찍으며 현장 파악을 하고 있엇다.
2014년 경기도 이천에서 횡성으로 이전한 케이프라이드는 소, 돼지, 닭 등 육류를 가공한 제품을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하며 지난해 연간 58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전 당시 직원은 120명이었으나, 현재는 생산직 140명, 영업직 160명, 행정직 20명 등 320명으로 3배가량 성장세를 보이며 사세가 크게 확장했다. 특히 장애인도 25명을 고용해 장애고용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지난 20일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신축 공장과 이전 공장이 모두 불에 타 공장 가동이 모두 멈췄다. 특히 케이프라이드는 공장 증축을 통해 80명의 생산직을 추가로 고용한 상태다. 화재 보험은 이전 공장은 돼있으나, 신축 공장은 가입이 돼 있지 않았다.
업체 측은 신속한 복구와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재해중소기업 확인증 발급을 강원도와 횡성군청에 요청한 상태다. 강원도청과 횡성군청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케이프라이드를 찾아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재해중소기업 확인증은 군수가 사회재난으로 인정하면 발급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직접 지원을 받거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돈은 피해 복구를 위해서만 쓸 수 있다.
또 같은날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대한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현장감식 결과는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거래처 납품 기일 등을 고려해 임시 공장과 OEM(위탁생산)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 원주지청과도 직원들의 급여와 고용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준 케이프라이드 경영자원본부장은 “지역 인재 채용 등에 기여하는 바도 크고, 점점 회사가 커지고 있어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화재가 나서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라면서 “신속한 복구를 통해 직원과 그 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횡성군 관계자는 “케이프라이드는 직간접 고용인원이 지역에서도 큰 상황이어서 군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군에서도 사회재난으로 보고,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도울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프라이드 공장은 지난 18일 오전 4시 40분쯤 화재가 발생,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쯤 완전 진화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화재발생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잔해더미에서 계속 연기가 솟아나 이틀 동안 건물을 해체하며 진화작업을 벌였다.
han12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