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뿐만 아니다" 강원 보건소장도 인력난
고성·양양·평창·태백 보건소장 수 개월째 '공석'
4억 연봉 속초의료원 의료진 지원자 아직 없어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강원 속초의료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을 축소 운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타 시·군 보건소장 역시 공석인 곳이 허다해 강원지역 공공의료시스템 공백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도내 18개 시·군 중 보건소장이 공석인 지역은 동해안 최북단 고성을 비롯해 양양, 평창, 태백 등 4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군의 경우 지난달 보건소장 채용을 위한 공고를 냈지만 현재까지 채용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군은 지난해 지역 보건의료 기능 강화를 위해 보건소장직을 4급 개방직 직위 형태로 전환, 의사면허 소지자를 보건소장에 임명해야 한다. 그러나 4급 서기관 상당 임금(6300만원 상당)을 받고 '동해안 최북단'까지 올 의사를 모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보건행정과와 건강증진과를 신설하는 등 지역 보건의료 서비스 기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고성군은 수개월 째 보건소장 공백 상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고성군은 대한의사협회에 채용 관련 공문까지 보내는 등 '의사 선생님' 모시기에 읍소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다. 고성군의 보건소장 모집은 오는 22일 마감된다.
태백시도 지난달 개방형 보건소장 모시기에 나섰지만 공모에 신청한 의사는 전무했다. 양양군 역시 지난달 16일 보건소장 퇴임 후 공고를 올렸고 20일부터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그나마 평창군이 최근 보건소장 2차 모집공고에 지원자 2명이 접수, 이 중 1명에 대한 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차 모집에서는 평창군 역시 지원자가 전무했었다.
이처럼 의사들이 개방형 보건소장직을 꺼리는 이유는 정주여건과 임금 대비 업무강도 등이 꼽힌다.
신정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최근 의료진 공백 문제가 있었던 경남 산청군 의료원의 경우도 있지만, (의료진이 떠나는 데는) 정주여건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며 "가족은 수도권에, 자신은 지역에 떨어져 있는 삶의 질 문제를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원지역 공중보건의 최일선인 보건소의 수장부터, 분초를 다투는 공공의료원 의료진까지 강원지역 공공의료시스템 붕괴가 하루가 다르게 빨리 진행되고 있다.
실제 최근 응급의학과 인력난으로 응급실을 축소 운영 중인 속초의료원 응급실 의료진 연봉으로 국내 최고 수준인 4억원대까지 올렸으나 이날 오후3시 현재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최근 복지부 등을 통해 논의되고 '지역공공의사제' 도입이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승기 강원도 보건체육국장은 "의사 수를 늘리면 좋겠지만 의료계가 반발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지역 공공의사제를 도입해 지역에 의무적으로 배분하는 방안이 가장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