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소 경영 악화 중 화재…보험금 노린 방화범 몰린 60대 무죄 왜?

재판부 “당시 행동 자연스럽고, 방화로 볼만한 근거 없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뉴스1 DB)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자동차 정비소 경영이 악화하자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건물에 고의로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일반건조물방화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2)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강릉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던 A씨는 지난 2019년 3월 1일 오후 6시 3분쯤 디지털 타이머를 콘센트에 꽂고 콘센트와 연결한 히팅건을 장갑 등 고체 인화물, 오일 등 인화물질이 많은 선반에 놓아 같은 날 자정쯤 정비소에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전기요금, 상하수도 요금을 내지 못하고 은행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아날로그 타이머를 디지털타이머로 교체해 불을 내는 등 수법이 치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정비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3개월 치 보험금을 일시에 납부해 보험을 부활시키는 등 의심 정황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A씨와 보험가입을 체결한 보험설계사는 보험료가 미납되자 1년 이내 계약이 실효되면 수수료 등에서 손해를 입게 돼 A씨에게 보험료 납부를 부탁했다는 주장을 합리적으로 봤다.

이에 항소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A씨가 치밀하게 방화를 준비하고,보험금 편취를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아날로그 타이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디지털 타이머로 교체 구입하게 된 것에 대해 자연스럽다고 봤다. 또 처음으로 구입한 디지털 타이머의 작동 방법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도 범행을 계획한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히팅건이 작동하는 것으로는 화재가 발생할 수는 없고, 당시 히팅건이 놓여있던 선반에는 원래 사용해오던 엔진오일, 에어필터, 장갑 등의 용품이 있었던 것에 대해 무죄로 봤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