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상수도관 절반 이상 수명 다했다…강원 전체 노후화도 심해
속초 543㎞ 중 309㎞ 상수도관 내구연한 지나
강원 노후화 광주·전북·경남 이어 전국 네번째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강원 속초지역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학교와 음식점이 휴업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사고가 난 속초지역의 상수도관 절반 이상이 수명을 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상수도 정보시스템과 강원도에 따르면 도수관, 송수관, 배수관, 급수관을 포함한 속초지역 상수도관 총 연장은 543.671㎞로 나타났다. 이중 내구연한(20~30년)을 초과한 노후관(경년관)은 전체의 56.9%에 해당하는 309.46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지자체 평균 상수도관 경년관 비율(18.9%)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강원지역 전체 상수도관 노후화도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강원지역 상수도관의 총 연장은 1만3261㎞다. 이중 내구연한을 초과한 노후관(경년관)은 전체의 24.3%에 해당하는 32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강원지역 상수도관 경년관 비율(24.3%)은 광주(33.9%), 전북(29.3%), 경남(25.8%)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수준이다.
이날 속초처럼 상수도관 파열사고를 비롯해 비교적 최근인 2019년과 2014년 춘천, 2015년·2013년 강릉 등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현상 등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지역 상수도관 노후화에 따라 강원도는 오는 2026년까지 1조7959억원을 투자해 노후 수도시설 현대화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빨라지는 노후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한편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오전 1시 53분쯤 속초시 조양동 엑스포광장 인근 상수도관이 파열,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학교와 음식점이 휴업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시 상수도사업소는 500㎜ 규모의 해당 상수도관이 육안 측정 기준 가로 50㎝, 세로 20㎝ 정도 파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날 새벽 속초정수장의 수돗물 유출량이 시간당 6000톤 정도 과다유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속초정수장 수돗물 유출량을 100%에서 30%로 조정, 단수조치를 실시했다.
평상시 해당 정수장의 수돗물 유출량은 500톤 정도로, 이 같은 유출량은 약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파열 사고가 난 지점에 급수를 담당하는 정수장은 '속초정수장'으로, 해당 정수장은 속초지역 정수장 3곳 중 가장 많은 3만 가구에 급수를 담당하는 곳이다.
시는 해당 정수장에서 급수를 받는 3만여 세대 중 70% 정도인 2만여 가구에 급수불능 상황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로 저수조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세대를 제외하고 추석 연휴 이후 첫 출근을 준비하던 시민들이 샤워나 화장실 이용에 제한이 생기면서 불편이 가중됐다.
단수 사태로 급식 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역 유·초·중·고·특수학교 22곳 중 8곳이 오전 수업만 진행했다. 3곳은 교직원만 출근하고 나머지 11개교는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단수사태가 발생한 지역 학교에서는 주먹밥이나 빵 등 대체식이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또 이날 오전 내내 단수사태가 이어지면서 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지역 내 식당들이 임시휴업하기도 했다. 엑스포 공원 등 관광지 일대 화장실에 급수가 중단되면서 추석연휴와 휴가를 붙여 속초를 찾았던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속초시 관계자는 “상수도현대화사업과 스마트관망사업을 신속히 추진,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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