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상수도관 절반 이상 수명 다했다…강원 전체 노후화도 심해

속초 543㎞ 중 309㎞ 상수도관 내구연한 지나
강원 노후화 광주·전북·경남 이어 전국 네번째

지난 13일 강원 속초시 전역에서 단수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속초시 조양동 엑스포광장 인근 도로변 상수도관 파열지점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속초시 제공) 2022.9.13/뉴스1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강원 속초지역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학교와 음식점이 휴업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사고가 난 속초지역의 상수도관 절반 이상이 수명을 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상수도 정보시스템과 강원도에 따르면 도수관, 송수관, 배수관, 급수관을 포함한 속초지역 상수도관 총 연장은 543.671㎞로 나타났다. 이중 내구연한(20~30년)을 초과한 노후관(경년관)은 전체의 56.9%에 해당하는 309.46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지자체 평균 상수도관 경년관 비율(18.9%)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강원지역 전체 상수도관 노후화도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강원지역 상수도관의 총 연장은 1만3261㎞다. 이중 내구연한을 초과한 노후관(경년관)은 전체의 24.3%에 해당하는 32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강원지역 상수도관 경년관 비율(24.3%)은 광주(33.9%), 전북(29.3%), 경남(25.8%)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수준이다.

이날 속초처럼 상수도관 파열사고를 비롯해 비교적 최근인 2019년과 2014년 춘천, 2015년·2013년 강릉 등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현상 등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지역 상수도관 노후화에 따라 강원도는 오는 2026년까지 1조7959억원을 투자해 노후 수도시설 현대화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빨라지는 노후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13일 오전 상수도관 파열로 8개 동 대부분의 급수가 중단된 강원 속초지역의 한 음식점에 급수 중단으로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9.13/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한편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오전 1시 53분쯤 속초시 조양동 엑스포광장 인근 상수도관이 파열,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학교와 음식점이 휴업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시 상수도사업소는 500㎜ 규모의 해당 상수도관이 육안 측정 기준 가로 50㎝, 세로 20㎝ 정도 파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날 새벽 속초정수장의 수돗물 유출량이 시간당 6000톤 정도 과다유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속초정수장 수돗물 유출량을 100%에서 30%로 조정, 단수조치를 실시했다.

평상시 해당 정수장의 수돗물 유출량은 500톤 정도로, 이 같은 유출량은 약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파열 사고가 난 지점에 급수를 담당하는 정수장은 '속초정수장'으로, 해당 정수장은 속초지역 정수장 3곳 중 가장 많은 3만 가구에 급수를 담당하는 곳이다.

시는 해당 정수장에서 급수를 받는 3만여 세대 중 70% 정도인 2만여 가구에 급수불능 상황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로 저수조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세대를 제외하고 추석 연휴 이후 첫 출근을 준비하던 시민들이 샤워나 화장실 이용에 제한이 생기면서 불편이 가중됐다.

단수 사태로 급식 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역 유·초·중·고·특수학교 22곳 중 8곳이 오전 수업만 진행했다. 3곳은 교직원만 출근하고 나머지 11개교는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단수사태가 발생한 지역 학교에서는 주먹밥이나 빵 등 대체식이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상수도관 파열로 시 전역에서 단수사태가 빚어진 13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엑스포광장 인근 도로변 상수도관 파열지점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속초시 제공) 2022.9.13/뉴스1

또 이날 오전 내내 단수사태가 이어지면서 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지역 내 식당들이 임시휴업하기도 했다. 엑스포 공원 등 관광지 일대 화장실에 급수가 중단되면서 추석연휴와 휴가를 붙여 속초를 찾았던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속초시 관계자는 “상수도현대화사업과 스마트관망사업을 신속히 추진,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