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산사태가 제일 무서워"…강릉 산불피해 지역 역대급 태풍에 '불안'
옥계산불 발생 6개월…"이번엔 산사태 걱정이라니"
지반 약화로 낙석·토사 발생 우려…강릉시 총력 대응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화마(火魔) 악몽 그대로인데 이번엔 역대급 태풍이라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빠르게 한반도를 향해 북상해 큰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3월 강원 동해안 대형산불 피해지는 화마의 악몽이 가신지 반년도 안돼 약해진 지반에 산사태 등 추가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강릉 옥계산불이 발생한지 정확히 6개월째인 5일 강릉 옥계면 남양리 일대. 당시 산불로 검은 잿더미로 변했던 이 지역의 산림은 이날 미약하지만 다시 초록을 머금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산불로 인한 산림 훼손으로 약화된 지반으로, 혹여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실제 이날 옥계면 남양리 일대 도로변에는 산불 이후 낙석방지망이 재정비 돼 있었지만, 약화된 지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부 낙석과 나무가지 등이 낙석방지망에 걸려 있었다.
어떤 곳은 대형견 몸집 만한 낙석이 방지망에 떨어져 있기도 했다.
당시 동해안 산불로 인해 옥계지역에서만 훼손된 산림은 1900㏊에 달한다.
마을주민 A씨는 "산사태가 제일 무섭다"면서 "산불 난 후 많은 비가 올 때마다 산사태 날까 노심초사한다. 지반도 약한데 큰 태풍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산불로 훼손된 산림이 어느정도 제 모습을 갖추려면 50년 이상이 걸린다는 데 호우가 쏟아질 때마다 이런 걱정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강릉시는 지난 주말 긴급 산지사방작업을 실시하는 등 산불 피해지에 대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주말 산불 피해지 등 지역 산지에 사방작업을 실시하고 방수포 설치 등 응급 복구 수방자재를 배치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 옥계지역은 지난 3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일대 산림 1455㏊와 주택 6채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옥계 산불은 실화가 아닌 지역주민의 '홧김 방화'로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옥계산불은 인접 동해시까지 넘어와 주택 74채와 산림 2735㏊가 잿더미로 변해 283억원의 막대한 재산피해가 났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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