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번개시장을 살리자'…팔 걷어붙인 상인들

11일 '번개시장 생활사 박물관' 개관

(춘천=뉴스1) 황준 기자 = 소양로 번개시장의 모습 2014.7.10/뉴스1 © News1 황준 기자

</figure>춘천 소양로 번개시장 상인들이 활기를 잃어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10일 춘천시와 근화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번개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지난해 도시재생사업 공모 참여를 계기로 뜻이 모아져 시장과 마을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선 번개시장은 한 때 리어카 짐만 하루 200대에 광주리 노점상까지 합쳐 500여명이 북적이던 춘천 최대 야채·과일 소매시장이었다.

춘천 서면 등지의 주민들이 새벽에 배를 타고 와 반짝 장터를 열어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0년대 들어 대형마트의 등장과 상인들의 불화로 인해 노점과 손님들이 급격히 줄면서 썰렁한 시장이 됐다.

이에 시는 지난해 정부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에 번개시장 일대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도시재생사업에 희망을 걸고 마을 대학을 만들어 공부하고 직접 프리젠테이션 시나리오를 준비했던 주민들은 낙담했지만 곧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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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시장발전협의회 양태식 회장이 11일 열릴 번개시장 생활사 박물관 개관식을 위해 골동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2014.7.10/뉴스1 © News1 황준 기자

</figure>올해 들어 주민들은 상인회와 시장발전협의회를 만들고 춘천시문화재단과 함께 마을 활성화방안을 연구했다.

첫 방안은 150년 된 절구, 풍로, 소여물 통, 맷돌 등 주민들의 손때 묻는 물건으로 이뤄진 마을 박물관 만들기다.

시장의 터줏대감 상인은 박물관 사무실을 무료로 제공하고 상인들과 주민들은 각자 오래된 물건을 내놓았다.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번개시장 생활사 박물관'은 11일 오전10시 개관식을 갖는다.

상인들은 시문화재단에서 준비한 '번개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즐거운 장터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민들로 구성된 밴드와 대학생 풍물패들이 흥을 돋우고 올챙이국수·부침개 등 추억의 먹거리 장터도 열릴 예정이다.

상인회는 재미있고 친절한 시장을 위해 상인과 주민들의 사연을 받아 주민이 진행하는 라디오방송도 준비하고 있다.

번개시장발전협의회 양태식(56) 통장은 "주민 스스로 시장과 마을 재생 사업 계획을 더 꼼꼼하게 세워 다음 번 공모에는 반드시 선정돼 춘천의 대표 명소 거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hjfpah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