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 동행 구해요" 예약금 받자 잠적한 가짜 여행사 주의보
전북 전주, 경기 인천 등 피해자 곳곳서 나와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친구들과 몽골여행을 준비하던 A 씨(30‧전북 전주)는 유명 여행사를 사칭한 일당에게 속아 최근 96만 원을 날렸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함께 여행할 동행을 모집한 것이 화근이 됐다.
A 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가졌던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 2명과 몽골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인터넷 카페에 함께 여행을 갈 동행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일행이 많을수록 여행 경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곧 B 씨 일행(3명)에 연락이 왔고, A 씨는 친구들과 B 씨 일행 등 총 6명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문제는 몽골 여행 일정을 맡길 여행사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여행사를 추천한 것은 B 씨 일행이었다. B 씨는 단체 대화방에 유명 여행사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링크를 공유했다. 해당 여행사의 장점도 언급했다.
이에 A 씨는 메시지를 통해 해당 여행사 관계자에게 여행 경비와 숙박과 투어 일정 등을 문의했고, 그 결과를 공유했다. 그러자 B 씨 일행은 '환율이 오를 수 있으니, 경비 전액을 송금하자'고 제안했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A 씨와 친구 2명은 각 96만 원씩 총 288만 원을 여행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B 씨 일행의 사기였다.
뭔가 수상함을 느낀 A 씨 일행은 해당 여행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우리는 예약금을 받지 않는다"였다.
놀란 A 씨는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며, B 씨 일행에게도 이체확인서를 받아 함께 대응하려고 했다. 하지만 B 씨 일행은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A 씨는 이 같은 상황을 온라인 카페에 공유했고, 비슷한 피해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사실을 밝힌 이들은 모두 20~30대였으며, 최대 200만 원까지 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 씨를 포함한 13명은 경기 인천부평경찰서와 분당경찰서, 용인서부경찰서, 용인동부경찰서, 대전대덕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도 곧 진정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A 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생 때부터 몽골여행을 꼭 가고 싶었다. 몽골은 자유 여행이 어려워서 같이 갈 사람을 꼭 구해야 하는데,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 이번에 드디어 가나 싶었다"며 "거의 10년 동안 가지 못해서 아쉬웠던 여행지였는데 막상 함께 여행할 사람을 구한 상황에서 배신을 당하니까 너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연히 모르는 사람을 경계하고, 온라인 거래를 주의해야 하지만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니 마음의 벽이 자연스럽게 낮춰졌던 것 같다"면서 "동행자를 (내가) 판단해서 거르는 건 당연히 어렵겠지만, 돈을 보내는 행위에 있어서 꼭 여러 번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