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배신하지 않겠느냐"…노상원 군산 무속인 찾아 점괘 물어

무속인 이선진씨 밝혀, 2022년부터 30여 차례 방문
군인들 사주 묻기도…"뭔가 잘되면 여름쯤 서울에서 지낼 것"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고 있는 무속인 이선진 씨가 기자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4/뉴스1

(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022년부터 군산의 무속인을 찾아 자신과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장관 등의 사주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고 있는 무속인 이선진 씨(38‧비단아씨)는 24일 오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 동안 30차례 노 전 사령관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이 이 씨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022년 2월부터로 점을 잘 본다는 소문을 듣고서이다.

그는 이 씨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사전 예약한 뒤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처음에는 자신을 정권이 바뀌면서 옷을 벗고 나왔다면서 이제 뭘 어떻게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얘기했다"며 "명리학을 함께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점집을 운영했던 노 전 사령관은 2년 가까이 이씨에게 명리학을 가르쳐 주고 점도 봐주며 교류를 이어왔다.

무속인 이선진 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휴대폰 통화 내역. 2024.12.24/뉴스1

전화 통화만도 50여통에 달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2022년부터 이 씨에게 김용현 전 장관의 사주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물었다.

이 씨는 "2023년 가을쯤 김용현 전 장관과 선후배 사이인데 정말 잘 돼야 하는데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이 사람이 잘 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오른팔이 될 수 있겠느냐면서 운세를 봐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A4 용지 크기에 군인과 기업인들을 포함해 자필로 10여명의 생년월일 등의 인적 사항을 적어 '함께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인지'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과 뭔가 함께할 때 얘가 나를 배신하지 않겠느냐', '나를 잘 따라올 수 있겠느냐' 라고 물었다"며 "이때 '이 사람이 다시 뭔가를 계속 움직이고 싶어 하는구나' 라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노상원 씨가 뭔가가 잘 되면 여름쯤 서울에서 지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했다"면서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어쩌면 이 계엄이라는 것이 올여름에 원래 뭔가 터졌어야 될 것이었는데 조금 늦춰졌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봤는데 뭔가 다 나오는 이야기들이 나한테 뭔가 물어봤던 것과 굉장히 흡사하고 비슷한데 그때부터 이런 것들을 준비했었나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불명예 전역한 뒤 경기 안산에서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점집을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