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발생 97%가 취약지역 밖 발생'…취약지역 지정·관리정책 실패
윤준병 "산림청,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관리 실패…예산만 낭비" 질타
- 박제철 기자
(전북=뉴스1) 박제철 기자 =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의 97%가 산림청 등이 지정한 산사태 취약지역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사 및 지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 정읍·고창)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준 산림청의 산사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산사태취역지역 지정(누적) 현황은 총 2만 8988개소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9월 현재까지 산사태 실태조사를 위해 투입된 예산과 지정지역은 총 108억 9400만원(2만 5639개소)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산사태 실태조사와 이에 따른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산사태 발생에 대한 사전예방적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산사태는 2021년 190건, 2022년 1278건, 2023년 2410건, 2024년 현재까지 1030건 등 총 4908건이었지만, 정작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내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338건(6.9%)에 불과했고, 나머지 93.1%에 해당하는 4570건이 산사태취약지역 외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 총 2410건 중 산사태취약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고작 73건으로 단 3%에 불과했고, 전체 97%에 달하는 2337건이 산사태취약지역 외에서 발생했다.
감사원도 올해 ‘산사태·산불 등 산림재난 대비 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산림청의 산사태 취약 지역 지정 및 관리가 부실했다고 판단했다.
산림청은 매년 기초·실태 조사를 거쳐 산사태 위험지역을 선별해 산사태 취약지역을 관리해야 하지만, 기초조사 우선 지역 선정 기준 등도 제시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 배제되는 원인을 제공했고, 산사태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취약지역으로 지정하지 않는 등의 관리업무 소홀을 지적받았다.
윤준병 의원은 “산사태 실태조사를 통해 3만 개소에 가까운 취약지역을 지정·관리했지만, 정작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 중 무려 97%가 취약지역 밖에서 발생한 것은 산림청을 비롯한 예방기관이 산사태 예방 및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사태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취약지정으로 지정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인재(人災)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점검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jc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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