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상생 외면하는 재벌그룹들…상생발전 기금 8년간 고작 946억원
윤준병 "FTA로 이익 낸 민간기업들 기금 출연방식 개선 필요"
- 박제철 기자
(전북=뉴스1) 박제철 기자 = 국내 재계서열 1~10위 그룹들이 지난 8년간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대비 25%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들의 농어촌상생협력 사업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FTA 체결 이후 지난 2017년부터 농어업 등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2026년 완료) 1조원을 조성하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자치도 정읍·고창)이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설치된 이후 올해 8월까지 조성된 금액은 총 244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당초 목표와는 달리, 실제 조성된 농어촌상생협력 기금은 올해 8월까지 총 2449억원(24.5%)에 불과했다. 공공기관(134곳)이 조성한 기금액은 1495억원으로 전체 61.0%에 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민간기업(208곳)은 946억원(38.6%)을 납부한 것에 그쳤다.
특히 민간기업 중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작년 한 해의 매출액은 358조원을 넘었지만, 정작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는 출연조차 하지 않았고, 그 이후인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6년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 출연한 금액은 고작 86억원에 불과했다.
또 SK·현대자동차·LG·포스코·롯데·한화·HD현대·GS·농협 등 재계서열 1~10위까지의 그룹이 같은 기간 출연한 금액 역시 지난해 매출액 대비 0.003%인 470억원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공공기관이 출연한 기금(1495억원)의 31.5%의 수준에 불과했다.
윤준병 의원은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들의 피해를 기반으로 제조업이 성장했음에도 그들의 피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조성액이 극히 저조해 기금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대기업들의 농촌상생 협력 의지를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올해 국정감사에 삼성그룹을 비롯해 재계서열 10위까지의 그룹 대표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기금 출연이 저조한 사유를 제대로 규명하겠다“며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경제적 이익을 본 민간 제조기업들이 농어업인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그동안 자율에 맡겨져 있던 출연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jc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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