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사기 행각 9억8천만원 챙긴 40대, 보이스피싱 수거책 역할도

사기 혐의…항소심서 징역 6년3개월 선고
재판부 "수사·재판 회피, 추가 범죄 저질러 죄질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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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 지인들로부터 수억 원을 편취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1형사부(부장판사 김은영)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40)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6년과 3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 3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지인 10여명으로부터 24회에 걸쳐 9억8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2년 3월께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며 피해자로부터 32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어 급히 돈이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 예정인 곳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데 지분권을 확보해 돈을 벌어 주겠다", "화장품 다단계를 하는데 급전을 빌려주면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는 등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피해액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달했다. 일부 피해자는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편취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한 혐의와 옷 가게에서 300만원 상당의 재물을 편취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인들을 기만해 수억 원을 편취했음에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소재 불명 상태"라며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아 형사 재판 진행 중임에도 출석하지 않은 채 보이스 피싱 범죄에 가담해 죄질이 나쁘다"며 각각 징역 6년과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실형이 선고되자 A 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등을 사유로 항소했다.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1심 재판이 이뤄진 점 등을 토대로 원심을 깨고 다시 판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서는 원심과 동일하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추가 수사를 위해 출석을 조율하던 중 해외로 출국한 것도 모자라, 입국한 이후에도 수사와 재판을 회피까지 했다"며 "피해자들이 여전히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호소하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점 등 범행 당시 상황과 피고인의 행동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6년 3개월을 선고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