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안고 정착한 김제였는데"…피눈물 흘리는 청년 농업인들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동' 하자로 청년 농업인들 큰 피해
"하자보수도 안되고 12명 입은 피해액 각각 수천만원" 주장

21일 전북자치도 김제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주해 있는 년 농업인들이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4.8.21/뉴스1

(김제=뉴스1) 김동규 기자 = “꿈을 갖고 정착한 김제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전북자치도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동에 입주한 청년 농업인들의 하소연이다.

‘김제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국·도비 등 총 1041억 원이 투입됐으며 2021년 11월 준공됐다. 부지 면적은 21.3㏊로 창업보육 실습농장 2.3㏊를 비롯해 임대형 스마트팜 4.5㏊, 스마트팜 실증온실 1.6㏊, 혁신밸리 지원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

2022년부터 20~30대 12명의 청년 농업인은 ‘임대동’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1년 임대료가 100만 원으로 저렴해 청년들이 성공의 꿈을 키울만한 곳이었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한 2022년부터 임대동에 많은 하자가 발생했다. 한여름 지붕이 열리지 않아 농작물은 더위에 타들어 가고, 우기에는 뚫린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애써 키운 농작물이 죽어 갔다.

제때 농산물을 납품하지 못해 거래처가 끊기고 운영자금은 바닥이 나 대출을 알아볼 정도다. 청년들이 입은 피해액은 각각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2024.8.24/뉴스1

청년 농업인들은 21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마트팜’ 사업을 추진한 농식품부와 전북자치도, 김제시, 한국농어촌공사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청년들에 따르면 현재 지붕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자동 급수를 하는 양액기에 문제가 있으며 스크린 모터도 고장 났다. 또 지붕 개폐가 여름철 폭염에도 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온실 내부가 50도에 달하는 등 찜통이 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지붕을 유리로 구성하지 않은 것과 영세한 시공사가 하자보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김제스마트팜은 당초 벽체는 유리, 지붕은 PO(비닐) 필름으로 기본계획을 승인받았다. 이후 김제시는 세부 설계과정에서 지붕을 유리로 변경하려 했으나 농식품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아 PO로 지붕을 마감해야 했다.

PO 등으로 인한 하자가 발생하자 이 사업을 위탁받은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가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요구했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하자보수가 지연돼 건설공제조합에 하자보증금 반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지붕 등 3건의 하자보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9월 9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청년 농업인들은 “농식품부, 전북자치도, 김제시, 농어촌공사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면서 “부실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피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협약 체결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제시는 "김제시, 농어촌공사, 시공사, 청년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안내했다"며 "하자 공사가 완료되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청년 농업인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