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7살 먹은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천연기념물 된다

마을의 역사를 함께한 노거수로 규모·모양·생육상태 우수
국가유산청 30일간 지정예고 거쳐 심의 후 기념물로 지정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하제마을 팽나무가 7일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군산시 제공) 2024.8.7/뉴스1

(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 위치한 '하제마을 팽나무'가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군산시는 노거수인 '하제마을 팽나무'가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운 모양, 마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자연유산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유산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한국임업진흥원 조사 결과 하제마을 팽나무의 수령은 537년(±50)으로 나무의 크기는 직경 209.8㎝, 반경 104.9㎝로 확인됐다.

임업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팽나무에 비해 나무의 크기와 모양새가 더 좋고 기상목의 기능과 계선주(繫船柱)의 기능을 한 나무"라며 "생장추(나이테 측정기)로 수령을 확인한 결과 도내 팽나무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런 뛰어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하제마을 팽나무는 2021년 6월에 먼저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군산 미군 공군기지 옆에 자리한 하제마을은 옥서면 남쪽 끝자락에 있는 마을로 1900년대 초부터 간척사업을 통해 섬에서 육지가 된 곳이다.

이 마을은 2000여명이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을 이뤘지만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탄약고가 들어서고 계속되는 전투기 소음으로 시달렸고, 지난 2005년 이후 162만여㎡(49만평)의 땅이 강제수용 당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대신 팽나무만이 마을에 항구가 생기고 기차가 들어서며 번성하던 모습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며 사라져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는 팽나무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준 시민과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팽나무 등 자연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