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병동 3개 폐쇄…의사 파동에 대학병원들 "존폐 위기"

하루 적자만 수억원…원광대병원도 '위기 상황' 공식화
병원 관계자들 “현 상황 하루빨리 타개돼야” 한 목소리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임충식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전북지역 상급 종합병원들의 경영난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비상 경영'에 돌입했던 전북대병원은 최근 병동 2곳을 추가로 폐쇄했으며, 원광대병원의 경우 병원장이 직접 비상경영 위기 상황을 공식화했다.

1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병원은 지난 8일 병원 7층과 8층의 병동 2곳을 추가 폐쇄했다. 앞서 폐쇄한 5층의 병동 1곳을 포함하면 현재 총 3곳의 병동이 폐쇄된 셈이다.

이는 지난 2월 전공의 이탈로 시작된 의료 공백으로 진료·수술이 감소하면서 병원 환자 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수술실 역시 전체 21개 중 7~8개 수준인 30~50%만 가동되고 있다.

수술과 입원환자 감소 등은 고스란히 의료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누적 적자액만 250억~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북대병원은 과거 만들었던 마이너스통장(150억~200억 원 규모) 사용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3월 18일부터 시작된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급휴가를 신청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경영 악화와 업무 과부화로 인한 의료진의 피로누적 등 총체적인 난국"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이 끝나 병원 경영이 정상화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원광대병원도 어려운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원광대학교병원은 병동 4곳을 폐쇄 조치했으며, 수술실 가동률도 60%대로 떨어진 상태다. 일일 수입도 기존보다 2억~4억 원 상당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병원 측은 예비비 일부를 인건비 등 고정 지출에 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서일영 병원장이 지난 6일 ‘교직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남기며 병원의 비상경영 위기 상황을 공식화했다.

서 병원장은 "충격적 경영난 심화로 인해 비상경영 선포를 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누적 적자가 200억원 이상으로 병원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수님들의 허탈감과 피로도 또한 극에 달해 있고, 직원들의 무급휴가를 권고하는 현실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의 존폐 위기까지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상태"라며 "힘든 난관을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면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병원장의 공식 메시지 이후 병원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원광대병원 한 교직원은 "이달 들어 직원들 사이에서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다행인건 아직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되지 않은 부분 같다. 현재 상황이 하루 빨리 타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