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실종된 딸 찾는 80세 노부부…“경찰이 제식구 감싸지 않길”

2006년 6월6일 실종, 전북대 수의학과 이윤희씨 실종사건
딸 인터넷 기록 삭제 등 의혹…아버지, 전북경찰청장 등 고소

지난 2006년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 이윤희 씨 가족이 16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북대 수의대 여대생 실종사건'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당시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장기미제 사건이자,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사진은 아버지 이동세 씨(87)와 어머니 송화자 씨(84). 2024.4.16/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제가 원하는 것은 막내딸 이윤희를 찾는 것입니다.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봐 주십시오.”

‘전북대 수의대 여대생 실종사건’의 주인공인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 씨(87)의 한 맺힌 목소리다.

이동세 씨는 16일 오전 10시께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는) 더 이상 딸을 기다릴 기력조차 없는 노인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딸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전주덕진경찰서와 전북경찰청은 이윤희 실종 사건과 관련된 10대 의혹을 해명하고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에 적극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윤희 씨는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 재학 시절인 지난 2006년 6월 5일, 전북 전주시 덕진동의 한 음식점에서 종강 모임을 가진 뒤 다음 날 오전 2시 30분께 집으로 향한 뒤 실종됐다. 올해로 이윤희 씨가 실종된 지 18년이 됐다.

이 씨가 제기한 첫 번째 의혹은 이윤희 씨가 실종된 직후였던 2006년 6월 9일 전주덕진경찰서에서 이윤희 씨의 컴퓨터 인터넷 기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색기록 및 사용기록 일체가 삭제된 부분이다. 이는 지난 2006년 모 방송을 통해 밝혀졌다.

이 씨는 “경찰에 의해 삭제된 2006년 6월 4일부터 6월 8일까지의 기록은 이윤희가 실종되기 3일 전 날치기를 당해 휴대전화가 없던 기간부터 가족이 이윤희의 원룸에 방문하기 전까지의 시간”이라며 “이윤희가 휴대전화가 없어 가장 왕성하게 인터넷 메신저 등으로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과 소통을 해오던 시기의 내용이 모조리 삭제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6월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윤희씨.(이윤희를 아시나요 카페 제공)

이어 이 씨는 “이런 내용을 결코 한 번에 지울 수 없고, 일일이 하나하나 찾아들어가 지워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인터넷 기록이 지워진 건 당시 이윤희의 컴퓨터를 갖고 있었던 경찰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경찰에 대한 의혹은 이윤희가 실종된 이후에도 휴대전화 발신 내역이 있었던 점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만큼 차고 넘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경찰은 이에 대한 조사 기록 등의 정보공개 요청을 2차례나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개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법기관에 의한 진실규명이라 판단하고 지난 2월 16일 형사 고소에 이어 오늘 전북경찰청장과 지난 2019년 당시 전주덕진경찰서장을 대상으로 전주지방검찰청에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세 씨는 “(제가) 원하는 것은 막내딸을 찾는 것”이라며 “현재 전주완산경찰서에서 진행되는 고소 건에 대해서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날카로운 시선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이런 공정성 때문에 전주완산서 지능팀에서 사건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 실종자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할 예정인데 전북청뿐만 아니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도 포렌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가족분들이 우려하는 공정성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없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