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떠난 전북 상급병원들 경영난…병동 통·폐합 논의도(종합)

전북대병원 "하루 수억 적자"…원광대병원, 일부 병동 통‧폐합
사태 장기화에 따라 경영 큰 손실…대책 마련 고심

지난달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입구에 관계자들이 전공의 사직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병원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수술과 진료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악화되고 있는 재정상황에 병동 통폐합까지 논의되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원광대병원은 최근 7층 전체 병동 중 서쪽 병동을 폐쇄하고 동쪽 병동으로 통합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병원이 수용할 수 있는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부 병동의 가동률이 최대 50%까지 감소한 데 따른 조치다. 원광대병원은 전공의 71.4%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원광대병원은 이날 오전에는 병원 내 보건의료노조와 정형외과와 산부인과, 비뇨기과 병동의 통폐합을 놓고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어려워진 병원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병동 통폐합에 나설 계획이다"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는 연차휴가도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광대병원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경영난 속 병원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이에 대한 부담이나 불안감이 의사 대신 현장에 남아 일하는 사람들의 몫이 되고 있다”며 “현장에서의 또 다른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북대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진료 환자 수 감소 등으로 인해 하루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병동 통폐합이나 간호사 무급휴가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3월 신규 임용된 인원을 포함한 전공의 수는 총 206명(인턴 52명, 레지던트 154명)이다. 하지만 소수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를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 병원 측은 대책마련을 고심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경영적으로 손실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