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직원 표적"…익산 노조 게시판에 상사 성추행 폭로글 논란
승진하려면 나 잡아야…거절하면 '걸림돌 될 것' 협박
공무원노조 측 "피해 접수 안 돼…진상파악 어려워"
- 김혜지 기자
(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익산시 노조 게시판에 부서 간부의 성추행과 갑질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한 익명의 작성자는 지난 8일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작성자는 "오랜 기간 소리 내지 못해 부끄러웠던 일을 용기 내 몇 자 적어본다"며 "수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의 이름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직도 그의 변하지 않은 모습에 너무 화가 나 글을 쓴다"며 "그의 표적은 주로 당시 저처럼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여직원이다. 처음엔 메신저로 '힘들진 않느냐'며 접근을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그는 '너희 동기들을 제치고 승진해 국장까지 올라가려면 나 같은 멘토를 잡아야 한다'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한다"며 "어렵고 낯선 직장생활에 솔깃할 수밖에 없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늦은 밤 전화, 듣기에도 불쾌한 선배님들의 가십거리, 불쾌한 신체 터치, 술 강요를 비롯해 '영화 친구가 되어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 각방 쓴다' 등 (이야기를 한다)"며 "그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해 거절하면 '앞으로 공직 생활에 내가 걸림돌이 될 거다'고 협박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뜨끔 하신 한 분 계실 거다"며 "더는 여직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에는 '아직도 그러냐', '누군지 알겠다', '모든 여직원 사이에서 '저 사람 조심해라'고 공식처럼 돼버린 이 상황이 속상하고 힘들다. 지금까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게 안타깝고 화가 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 익산시 노조 관계자는 "피해자가 신고를 해야 진상 파악에 나설 수 있는데 아직 접수된 게 없다"며 "현재로선 추가 피해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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