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전공의 파업 '촉각'…대학병원 측 "파업 시 비상진료체계"

현재로선 집단행동 미정…수련병원들 "상황 예의주시"
전북의사회 15일 점심시간에 풍남문광장서 궐기대회

정부의 의대 증원에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지역 대학병원들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도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전북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북대병원·원광대병원·예수병원 등 전공의 총파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각 병원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내 수련병원 전공의는 전북대병원 22개과 187명, 원광대병원 20개과 126명, 예수병원 20개과 77명 군산의료원 9명, 남원의료원 2명 등 총 401명이다.

전북지역 전공의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방침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전협 등은 정부의 강경 대응에 맞설 방안을 찾기 위해 아직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4년 전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각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다.

대전협은 앞서 지난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400명 확충·공공의대 설립안을 발표하자 총파업과 집단 휴진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를 무산시킨 바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대전협 비대위 투쟁 방침이 서기 전까지는 전공의들의 즉각적인 집단행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응 방안은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은 전공의들이 공식적으로 파업에 나서면 대응 TF를 구성해 전문의 중심의 비상 진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외래 진료의 경우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 인력을 투입하거나 진료 및 검사 시간 연장, 경증환자 진료 예약일 조정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될 때는 소방서, 지역병원 등의 협조를 통해 중증 환자 위주로 진료하기로 했다.

원광대와 예수병원 역시 전공의 총파업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4년 전 파업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들도 파업에 동참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불안한 상황"이라며 "총파업 시 교수님들이 진료·수술 등을 다 해야 해 중증 환자 위주로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아직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북의사회는 15일 오후 1시 전주시 완산구 전동에 있는 풍남문광장에서 궐기대회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개원의 3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사회는 진료에 방해되지 않도록 점심시간을 이용해 약 30분간 집회를 가질 방침이다.

정경호 전북의사회장은 "정부에서 발표한 의대 증원은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며 "필수 진료과 수가 현실화,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특례법 제정 등이 추진되지 않으면 결국 의대 정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