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상생하더니’…전북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농산물 구입 ‘인색’

12개 기관 13개 구내식당. 지난해 전북산 농산물 구입률 64%…4% 감소
한국농수산대학교 96%로 가장 높아…국민연금공단 행복연금관은 0%

지난 2023년 10월23일 전북 완주군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북 혁신도시 이전 10주년 기념식 모습/뉴스1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 전북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역 농산물 구입 비율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때마다 강조한 ‘지역과의 상생’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구내식당을 운영 중인 전북혁신도시 내 이전 공공기관 13개소(국민연금공단 2개소 운영)의 지난해 전북산 농산물 구입 비율은 64%로 집계됐다. 2022년 68% 대비 4%가 줄었다.

지역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사용한 기관은 한국농수산대학교로 나타났다. 96%의 구입률로 2022년(97%)과 비슷했다. 90%가 넘는 기관은 농수산대가 유일했다.

80%를 넘은 기관은 한국전기안전공사(85%)와 국립축산과학원(80%) 등 2개 기관에 불과했고 70%대는 국립식량과학원(76%) 1개 기관이었다. 농촌진흥청(69%)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69%), 한국국토정보공사(68%)는 가까스로 평균치에 머물렀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62%)과 국립농업과학원(53%), 한국식품연구원(45%), 국민연금공단 글로벌기관(39%), 농촌인적자원 개발센터(14%) 등 나머지 6개 기관은 평균치를 밑돌며 저조한 구입률을 보였다.

심지어 국민연금공단 행복연금관의 구입률은 0%로 조사돼 지역과의 상생 정책 추진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이전 공공기관들은 앞서 전북도·전주시·완주군(혁시도시 이전기관 소재 지역), 농식품부 등과 지역 농산물 공급 확대를 두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도-시·군-이전기관 간 상생협의회에서도 여러 번 논의를 거쳐 구입률 확대를 약속했다.

이 같은 낮은 구입률을 두고 전북도는 다소 난감한 처지다. 강요할 수 없는 문제지만 지역민의 정서와는 분명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조성 이후 10년 넘는 시간이 흐른 현 시점에서도 ‘지역과의 상생이 더디다’는 지역민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북도는 조만간 관계 행정기관들과 지역 농산물 공급확대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50% 미만 실적 저조 이전기관들을 방문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계획된 상생협의회의 정식 안건으로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9125i1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