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 총선 후보진영끼리 분열…5분 발언 놓고 충돌

임시회 본회장서 후보진영 간 '정치공세' 볼썽사나운 모습 연출

전북 군산시의회 본회의장. /뉴스1 ⓒ News1 김재수 기자

(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전북 군산시의회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후보진영으로 나뉘어 정치공세를 벌이는 '내부분열'로 삐걱거리고 있다.

시의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제261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한경봉 의원의 시정질의를 비롯해 △이연화(49명도 대비하지 못하는데 인구증가 감당할 수 있을까) △김영자(군산시는 문화도시 공모사업 탈락사태를 반성하고 공모사업 탈락 방지대책을 마련하라) △김경구(수상한 조경업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윤세자(청렴도 낙제점 군산시의회, 일당이 독점하면 부패한다) △한경봉(신영대 국회의원은 당장 사과하라) △서은식 의원(우리는 민주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등 6명의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장단은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갑작스레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일부 의원의 5분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5분 발언 내용이 시정에 대한 견제가 아닌 총선을 앞두고 특정후보를 공격하는 발언으로 정치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어 의회에서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의원총회는 별다른 내용 없이 끝났으며, 이 때문에 본회의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 넘게 지연된 오전 11시15분에 열렸다.

예정대로 5분 발언에 나선 한경봉 의원은 4월 총선에 나선 신영대 의원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한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 당시 신 의원이 1호 공약으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의원직을 걸겠다고 공약했다"며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는 하지 않고 겨우 블록용접만 해서 울산조선소에 공급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가동 1년이 되었지만 고용인원은 2016년 5250명의 20%인 1100여명 수준이고 인건비도 2016년 2000억원에서 현재는 약 300억원으로 15%에 불과하다"며 "이는 종합공정인 선박건조가 아니어서 군산지역 내 부가가치 창출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신영대 의원이) 게시한 홍보물을 보면 버젓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며 "신 의원은 공약 1호인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고 사실대로 밝히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어 5분 발언에 나선 서은식 의원도 한 의원의 주장은 허위라며 맞받아치며 김의겸 의원을 비난했다.

서 의원은 "본래 5분 발언의 목적은 군산발전을 위해 심의 중인 의안과 청원 및 기타 중요사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거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의원들 간 시비를 건다든지, 정치적 이슈로 갈라치기하는 발언을 들을 때 초선의원으로서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 총선후보를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비난하는 것은 전례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같은 당의 출마 예비후보인 김의겸 의원을 비난했다.

서 의원은 "김 의원은 군산시와 군산시의회의 낮은 청렴도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며칠 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올렸다"며 "이는 국회의원이 관여할 수 없는 명백한 월권 행위"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두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민주당 내 균열, 진영 간 힘겨루기로 시간만 허비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그대로 공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A의원은 "지역 내 총선주자로 꼽히는 출마 의원들 간 보이지 않는 진영 간 다툼이 아니겠느냐"며 "이 광경을 보고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스럽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 김영일 의장은 "의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의회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시민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 총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신영대 의원(57)에 맞서 김의겸 의원(62‧비례대표), 채이배 전 의원(49)이 치열한 공천경쟁을 예고하고 있으며, 지역 현역 시‧도 의원들도 각 후보 진영별로 나뉘어 선거를 돕고 있다.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