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집 아니라, 엄마 집이잖아” 말에 울컥, 동거인에 흉기 휘두른 50대

1·2심 징역 4년…재판부 "피해 회복 노력한 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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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한집에 살던 지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30일 오전 1시4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아파트에서 흉기로 B씨(40대) 머리와 어깨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A씨는 작은방에서 혼자 잠든 B씨에게 욕설을 퍼부었으며, 이에 잠에서 깬 B씨가 두려움을 느끼고 달아나자 뒤에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집 밖으로 뛰어나가 도움을 요청해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7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는 B씨가 A씨 집에 들어가 함께 살았다.

하지만 두 사람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사건 전날에도 A씨가 B씨에게 "거실 말고 방에서 자라"고 하자 B씨가 욕설과 함께 "네 집이냐. 엄마 집이지"라고 빈정거리며 말다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평소 B씨에게 쌓였던 분노가 폭발해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B씨에게 호의로 우리 집에 머물게 했는데, 평소 나를 무시해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람의 소중한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금액을 지급했다"며 "원심 판결 이후 피고인에게 새로운 불리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