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원들 사과하세요"…이성재 임실군의장이 소리친 이유는?

전북도의원들 '마라톤 투쟁' 박정규 도의원 배웅에 개청식 늦어져
다음 지방선거 군수 출마 가능성 의식…"스포트라이트 받기" 분석

지난 26일 전북 임실소방서가 개청식을 갖고 있다.(임실군제공)/뉴스1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11시까지는 기분이 좋았는데…2명의 전북도의원들은 임실군민들께 사과하세요”

전북 임실소방서 개청식이 있었던 지난 26일 이성재 임실군의장이 마이크를 잡고 화내며 한 말이다.

임실소방서 개청식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0분이 늦춰진 11시10분에 시작됐다.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인 김이재 의원과 부위원장인 김성수 의원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해서다.

이날은 임실군이 지역구인 박정규 전북도의원이 새만금SOC 예산 복원을 촉구하겠다며 서울까지 마라톤 투쟁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박정규 의원은 동료의원 2명, 임실군민 2명과 오전 10시 전북도의회를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박정규 의원을 배웅하고 임실로 달려간 김이재 의원과 김성수 의원은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이들은 국주영은 도의장이 먼저 출발했기에 행사가 시작됐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렇지가 않았다.

테이프 커팅 후 이성재 군의장에게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재에 나선 국주영은 전북도의장이 이성재 군의장에게 "손님들이니 너무 그러지 마시라"고 했으나 이 군의장은 "나도 손님으로 초청받아 왔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이성재 군의장은 화를 낸 것은 다음 지방선거를 의식해서라는 이야기가 임실지역에서 나온다.

이성재 전북 임실군의장이 임시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임실군의회제공)/뉴스1

30일 만난 임실군민 김모씨(56)에 따르면 이성재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군수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실군은 민선 4기까지 군수들이 줄줄이 구속돼 군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곳이다.

심민 군수가 5~7기 내리 3선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심민 군수가 출마하지 않아 무주공산이 되는 상황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이성재 군의장에게는 좋은 기회가 온 셈이다.

임실군민 A씨는 “이성재 군의장 입장에서 보면 박정규 전북도의원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박정규 전북도의원의 이날 마라톤 투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실 출신인 국주영은 전북도의장 역시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국주영은 전북도의장의 임실군수 출마설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성재 군의장은 “박정규 전북도의원과는 친형제 같은 사이고 그가 군수에 출마하면 도와줄 생각이다”면서 “사회자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기념식을 마치고 박정규 의원의 마라톤 투쟁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