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후폭풍' 전북도에 폭언·욕설 빗발쳐…"업무마비 지경"
전국 각지서 잼버리 파행 관련 전화 잇따라…부서 가리지 않고 쏟아져
부정적 전화 대부분, 일부는 적극 대응하라는 응원도 있어
- 유승훈 기자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새만금 세계잼버리 파행 문제가 정치권의 정쟁 거리로 비화된 가운데 전북도청에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도청 직원들은 전화 대응 탓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10일 전북도청 다수의 공무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잼버리와 관련한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오전에만 12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직원도 있었다. 내용은 주로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한 항의성 전화다.
전화는 부서를 가리지 않은 채 쉬지 않고 걸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전화부터 정치권에서 제기된 전북도 책임론에 대한 확인, 조직위 문의 등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전북도를 응원하는 내용도 있다.
통화 과정에서 일부는 폭언과 욕설,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도 호소했다.
한 6급 공무원은 “사투리가 타 지역 분 같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잼버리를 어떻게 책임 질 것이냐 따져 물었다. 일부 설명을 하려하자 ‘됐다. 들을 필요도 없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끝에는 욕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공무원은 “전화를 끊은 지 몇 분 되지 않아 또 전화가 울려 받았다. 50~60대 여성분이 ‘전북은 왜 그 모양이냐.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비아냥대더니 ‘그러고도 월급을 받아 먹냐’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또 다른 5급 공무원은 “한 여성분이 전화가 와 ‘전북도가 왜 다 뒤집어 쓰냐. 정치권에서 전북도청에 책임을 다 넘기려 하는 것 같다. 뭐 하느냐 대응을 해야지. 왜 욕을 먹고 있냐. 조직위가 역할을 못한 것이다’고 말하며 힘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잼버리 조직위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벌써 문 닫은 것이냐. 확인을 해 달라’라는 항의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화가 많았다는 보고는 받았다. 아마도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뉴스가 많이 생산되다 보니 오늘 유난히 전화가 많았던 것 같다. 특정 정치적 성향에 따른 고의적 전화도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오늘 태풍 관련으로 업무가 긴급했는데 이런 전화까지 빗발치면서 직원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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