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지적장애인 수년간 노동력 착취한 30대 부부 검찰 송치

피의자 부부, 수사 압박에 범행 자백…남편 구속
피해자, 가사·육아 등 착취 당하며 외부와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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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실종 신고가 된 중증 지적장애인을 수년간 데리고 있으면서 노동력을 착취한 부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전북경찰청은 장애인복지법과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39)를 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아내 B씨(34)를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8년부터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C씨에게 가사노동을 시키고 6000만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 부부와 C씨는 고향인 전북 완주군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C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을 알고도 자신들이 사는 대구로 데려가 노동력을 착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장애인 연금 수당을 받지 못한 채 A씨 부부의 아이 3명을 돌보면서 가사일과 육아 등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었다. 심지어 C씨는 코로나19 백신도 맞지 못하고, 휴대전화도 없는 상태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C씨 남편으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A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정확히 진술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해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내 장기실종사건 수사에 더욱 관심을 갖고 실종자 소재파악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