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 속 잼버리대회 벌써 온열질환 21명…이대로 괜찮나(종합)

조직위 "그늘·안개분사·수분 보충 등 대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1/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부안=뉴스1) 유승훈 이지선 기자 = 폭염 속 치러지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정신'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시간 동안 잼버리 영지 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1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9명과 내국인 1명이다. 전날 하루동안 발생한 11명을 포함하면 누계는 21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일부는 구토 증세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발생한 온열질환자 11명은 모두 외국인이며 여성 6명, 남성 5명이다. 증상별로 △발열·고열 5명 △탈수환자 4명 △열사병 1명 △열탈진 1명 이다. 국적은 △영국 4명 △방글라데시 2명 △콜롬비아 2명 △폴란드 1명 △미국 1명 △스웨덴 1명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은 전날 기온이 33도 이상을 웃돌았고, 이날 오후 2시 기준 34도를 넘어섰다. 전북은 14개 시·군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대원들의 건강 상태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한국인 자원봉사자는 "솔직히 더워도 너무 덥다. 그나마 바람이 살짝 불어 살 것 같다"면서 "아무리 텐트가 있어도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고, 원래 더운 나라에 사는 아이들이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나라 출신은 견디기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날 웰컴센터 앞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국적 리스키 아난다시아(17·남)는 "방금 전 도착해 아직 텐트는 설치하지 못했다. 많이 덥다. 말레이시아보다 한국이 더 뜨겁다"며 "이곳에 오는 길에 머리가 아파서 약을 두 번 이나 먹었다.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프랑스 국적 기멧 부토스(15·여)도 날씨에 관한 말부터 꺼냈다. 부토스는 "프랑스는 그리 덥지 않은데 한국에 와서 보니 뜨겁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잼버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한국은 굉장히 깨끗하고 사람들이 멋져 보인다. 잼버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편의점에서 참가자들이 얼음컵을 구매하고 있다. 2023.8.1/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이에 대해 잼버리 조직위는 폭염 우려에 대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선 조직위는 혹서기에 대비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대피 시설을 조성했다. 그늘 쉼터 1720개소와 덩굴터널 등 보행로 7.4㎞에는 기온 하강을 위한 안개 분사 시설이 설치 돼 있다. 또 탈수 예방을 위해 생수나 음료, 염분이 제공된다.

활동이 불가능한 폭염이 발생할 시에는 사전에 지정된 6개 폭염 대피소로 대피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서림공원 △매창공원 △해창석산숲 △부안댐 △부안스포츠파크 △부안실내체육관 등으로 분산 시 5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하다.

조직위 관계자는 "굉장히 더운 날씨는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영지 내 각종 그늘·휴식시설, 잼버리 병원과 허브별 클리닉을 가동하고 잼버리소방서·경찰서도 개소돼 있는 만큼 대비책들을 적극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밖에서 우려하는 상황과 달리 영지 내 참가자들은 기대 이상의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며 "일반 청소년들과는 달리 2년 이상의 스카우트 경력을 갖고 있어 야영 생활에 익숙하다. 개인적으로 힘들지 않으냐 물었더니 '스카우트는 당연하다'고 답해 놀랐다"고 말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는 당분간 무더운 날씨에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겠다"며 "참가자들은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 세계 158개국 4만3225명이 참가하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8월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열린다. 개영식은 2일 개최된다.

letswi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