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행정 권역화' 앞두고 고민에 빠진 위탁업체들 '난감'

전주시 다음달 1일부터 기존 성상별에서 광역별로 수거체계 변경
위탁 업체 대부분, 차량 배분 및 직무조정에 어려움 겪어

전주시 쓰레기 수거체계가 다음달 1일부터 기존 성상별에서 권화화로 바뀐다./뉴스1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청소행정 권역화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위탁을 맡은 전주시 생활폐기물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거체계 변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부분의 위탁업체들이 여전히 작업차량 배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 근로자들의 직무변경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주시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쓰레기 수거체계가 기존 성상별에서 권역화로 바뀐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는 위탁업체들이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 대형폐기물 중 하나만 전문적으로 수거했다면, 앞으로는 자기가 맡은 권역에서 4가지 쓰레기를 모두 수거해야 한다. 업체가 권역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변경된 수거체계가 시행되면 12개 권역을 11개 업체가 담당하게 된다.

청소행정 권역화는 기존 수거체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됐다. 실제 성상별 수거체계는 잔재 쓰레기 발생 등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업체들이 서로 수거를 미루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주시는 업체가 권역을 책임지는 체계로 개편되면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1개 위탁업체들의 상황은 녹록치않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 배분’이다. 권역화 시행으로 총 차량 수는 기존 201대에서 196대로 줄었다. 이마저도 31대(5톤 19대, 1톤 12대)는 예비차량으로 배정됐다.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5톤 차의 경우 22대가 감소했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확한 차량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전주시는 정해진 금액 내에서 각 업체가 유동적으로 차량을 확보하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장 필요한 5톤 차량이 줄면서 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구매를 하고 업체끼리 교환도 하고 있지만 원활한 작업을 위해 예비차를 모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상별 쓰레기 배출량 기준이 아닌 업체규모로 권역을 나누다 보니 서신동의 경우 수치상으로 5톤차 0.52대가 필요하다는 웃지못할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업무의 효율성과 명확성을 위해서라도 전주시가 업체별에 배분되는 차량수를 확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빍혔다.

전주시청 전경/뉴스1

명확하지 않은 차량 배분은 법적 책임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과업지시서에 장비가 명확하게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차량을 확보, 작업을 하다가 수거가 지연될 경우 법적인 책임을 업체가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도 이 부분이다.

회사 내부 문제이긴 하지만 직무변경에 대한 어려움도 업체를 힘들게 하고 있다. 위탁업체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음식물이나 대형폐기물 작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거리청소를 전담해왔던 가로청소 업체의 경우 5톤 차를 운전할 직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위탁업체 관계자는 “가로청소와 음식물 수거업 임금이 동일하다. 동일한 임금을 받는데 누가 음식물 수거업 같은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라면서 “지금 11개 위탁업체 모두 직원들의 업무배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 위화감과 불신, 불만이 커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11개 위탁업체로 구성된 전주시생활폐기물협회 관계자는 “권역별 수거체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주시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업체의 규모에 따라 권역을 나누다 보니 차량배분과 직무변경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11개 업체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역할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쓰레기 미수거로 애꿎은 시민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전주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