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축하 1000만원' 쏜 이 도시…매년 1500명 급감하던 인구 반전[지방소멸은 없다]

김제시, 유아~노인 '생애주기 인구정책' 효과
지방소멸대응기금 140억 투입, 인구늘리기 시책사업 추진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전북 김제시내 전경/뉴스1 DB

(김제=뉴스1) 김재수 기자 =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인구 8만1000여명의 전북 김제시.

지난 2000년 11만580명이었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8년에는 10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2016년 이후에는 9만명 이하로 인구가 급속하게 줄었다.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이탈했기 때문이다.

김제는 전북 중서부 중앙부에 위치하고 전북권 주요 도시인 전주-익산-군산, 혁신도시와 연접한 사통팔달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어 인구 유출과 유입에 있어 유·불리가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김제는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속에서 최근 4년간(2018년~2021년) 매년 평균 1500여명씩 인구가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인구가 증가하면서 지방소멸 시대를 역주행하고 있다.

올 1월말 기준 인구수는 8만1662명으로 지난해 1월말 대비 749명이 증가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시·군중 전년 대비 인구가 증가한 곳은 김제시를 비롯해 경북 군위군과 울릉군 등 단 11곳에 불과하다.

김제는 출생아(395명)보다 사망자(1313명)가 많은 자연감소(918명)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민선8기 들어 청년층과 장년층의 인구 유입으로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동안 지역 미래 발전의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청년층(만18~39세) 인구가 1만4214명에서 1만4493명으로 279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구증가 추세는 지난해 전북의 주요 시 단위 지역의 인구수가 1400~1500명 정도 줄어든 것에 비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제시가 평소 바쁜 일상으로 행정복지센터 방문이 어려운 한국폴리텍대학 전북캠퍼스를 방문해 전입신고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김제시제공) 2023.2.28/뉴스1

◇저출산 고령사회 대응 생애 단계별 지원 등 유입책인구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맞춤형 인구 유입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그동안 인구감소 제로화를 목표로 결혼부터 출생-양육-교육, 그리고 일자리-청년정착-주거지원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김제형 생애주기별 인구정책'을 촘촘하게 세분화해 인구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19년 8월 인구 유입 유도와 유출 방지를 위해 △전입 장려금(1인당 20만원) △이사비(가구당 30만원) △국적취득자 정착지원금(100만원) △유공기관 전입지원금(50만~100만원) △취업청년 정착수당(최대 1800만원) 등을 담은 인구정책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취업·청년을 위한 군장병 상해보험 가입(3만원~3000만원)과 대학생 생활안정비(학기당 30만원) 지원, 내고장 학교보내기 격려금(1인당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청년 정착을 위해 결혼축하금(1000만원) 지원, 출산장려금(첫째아 800만원~다섯째 이상 1800만원), 다자녀양육수당(셋째아 이상 아동 월 10만원) 등 전 생애에 걸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시내권 신축아파트 공급을 통한 쾌적한 정주여건 마련 등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촘촘한 생애 단계별 지원도 하고 있다.

김제시가 설 연휴에 고향을 찾은 귀성객을 대상으로 김제역에서 인구감소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인구정책 홍보와' 김제 주소갖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김제시제공) 2023.2.28/뉴스1

◇정주여건 개선·생활인구 확대 등 기반 구축지난 10여년 동안 타 지역과 차별화된 산업단지를 조성해 온 것도 인구 유입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평선산업단지는 일자리와 주거가 어우러진 차별화된 복합산업단지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정주여건 개선에 기여했다.

실제로 지평선산단이 위치한 백산면의 인구가 2435명(1월말 기준)으로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산단 내 공동주택(390세대)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320명이 증가했다.

이곳에는 2025년까지 공동주택 462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백구특장차단지에 제2특장차 전문단지 조성과 종자생명산업 혁신 클러스터, 민간육종단지 조성, 금구면·요촌동·검산동 등에 신축 공동주택 입주로 인해 지속적인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도 인구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140억원을 투입해 △영농정착 통합지원 드림농센터 건립 △김제청년 온·오프라인 판로체계 구축 △창의학습 커뮤니티 센터 건립 △귀촌 청년 둥지하우스 조성 △꿈빛 채움 문화 공간 조성 △아동 어드벤처 공간 조성 등 인구 늘리기 시책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김숙영 김제시 인구정책팀장은 "청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여건향상, 출산 양육지원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어 나갈 때 소멸위기 지역에서 활력 넘치는 지역으로 변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 국가정책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일자리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