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경찰 조사 임박…우범기 전주시장 휴대폰 교체 이유는?
우 시장 "선거 때 많이 써 속도 느려져 바꿔"
전북경찰청 "피의자로 소환…일정은 비공개"
- 김혜지 기자, 이지선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이지선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에 대한 경찰 소환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우 시장이 최근 휴대전화를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우범기 전주시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출석 일정은 수사 중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우 시장은 일명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과 관련해 같은 당 이중선 전 전주시장 예비후보가 공개한 녹취록에 실명이 등장하면서 수사선상에 올랐다.
6·1 지방선거 당시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서윤근 정의당 후보가 한 TV토론회에서 "우범기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선거 브로커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사람들이 지금 수사를 통해 구속된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우 시장은 "모르겠다. 선거에 처음 나온 사람이다 보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선거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선거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을 만난 적은 있으나, 지속적인 접촉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경찰 안팎에서는 "녹취록 내용대로 우 시장이 실제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최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브로커 2명과 수차례 통화한 내역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우 시장은 그간 해당 브로커들과의 연관성을 극구 부인해 왔다. 경찰도 현재까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통화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우 시장을 제외한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대부분에 대한 소환 조사는 끝난 상태다.
경찰은 지난 8일 서윤근 후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내 경선에서 우 시장과 경쟁한 조지훈·유창희 전 예비후보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우 시장은 지난 29일 선거 기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새 기기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화번호는 바꾸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 시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원래 2년마다 휴대폰을 바꾸는데 이번에는 1년 만에 교체했다"며 "선거를 치르면서 휴대폰을 너무 많이 쓰다 보니 (작동) 속도가 느려진 데다 주소록도 늘어 (새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기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휴대폰은 어디 털어서 (문제가 될 만한 자료가) 나올 일도 없고, (선거 브로커들과 나를 연관 짓는데) 사건 자체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은 이중선 전 예비후보가 지난 4월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브로커들이 당선 시 사업권과 인사권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폭로와 함께 공개된 녹취록에는 총 3곳의 건설사가 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수억원대 정치 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민단체들은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개입 사건'의 몸통을 찾아야 한다"며 지난달 5일 녹취록에 나오는 우 시장과 건설사 3곳을 전북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해당 건설사 3곳의 관계자들을 불러 녹취록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전 시민단체 대표 등 브로커 2명은 지난 17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이 전 후보에게 이들 브로커와의 결탁을 권유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전 지역 일간지 기자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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