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만나줘서"…내연녀 아들 납치한 30대

(남원=뉴스1) 박효익 기자 = 남원경찰서는 6일 내연녀의 아들을 납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씨(3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6시10분께 전북 남원시 왕정동의 한 학원 앞에서 김모군(12)을 렌트카에 태워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간 뒤 청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발을 묶어 트렁크에 2시간20분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40분께 김군의 아버지(52)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아내의 내연남에게 납치된 것 같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통신수사 등을 통해 2시간 후 남원시 사매면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트렁크에 갇힌 김군을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차량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조사 결과 김씨는 내연녀 서모씨(36)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씨의 아들을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김군이 다니는 학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외삼촌'이라고 속인 뒤 김군을 불러냈으며, 김군에게는 "엄마를 만나기로 했다.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김씨는 서씨와 1년8개월 전부터 내연관계로 지내왔으나, 약 한 달 전부터 서씨가 남편을 의식한 나머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연락조차 피하자 이같은 짓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께 서씨의 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난동을 부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일 서씨의 남편은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손을 베였다.

또 김씨는 서씨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네 마누라를 내게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어머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피의자와 피해자를 빨리 발견해 다행이다. 당시 피의자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불안한 상태라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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