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이 만든 사료에서 항생제 검출…업무 총괄 '징역형 집유'

'육분' 원료 미표시 배합 사료도 300억원 판매

서귀포해경이 제조업체 사료포대에서 국과수에 의뢰할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항생제가 남아있는 폐사 물고기로 사료를 만들어 유통한 제주의 한 수협 관계자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해당 수협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 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최근 사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제주 A 수협의 사료 제조.판매 총괄 담당자인 B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A 수협에 대해선 벌금 2000만원에 처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결심에서 구형한 추징금 2억5000만원에 대해선 기각했다. 검찰은 항생제 성분이 있는 사료 판매액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거래가 취소되면 구매자들에게 (항생제 사료의) 판매대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며 "그런데 판매대금 전액을 추징한다면 민사상 피해자들인 구매자들이 구제를 못받을 가능성이 높아 재량으로 추징은 하지 않겠다"고 판시했다.

A 수협과 B 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항생제가 잔류된 폐사 물고기로 만든 양식장 물고기용 사료 175톤 2억5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료에서 검출된 항생제는 사료첨가제로 사용이 금지된 엔로플록사신 성분이다. 동물용의약품인 엔로플록사신은 각종 가축과 양식어류 등의 소화기, 호흡기, 세균성 질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병든 양식어류에 투여하는 건 합법이지만, 해당 성분이 출하되는 어류나 사료에서 검출되면 유통이 금지된다.

A 수협과 B 씨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돼지 부산물로 만든 육분이 혼합된 사실을 표시하지 않고 배합사료를 1만5579회에 걸펴 302억6740만원에 판매한 혐의도 있다. A 수협 등은 양식업계에서 육분이 혼합된 배합사료 사용을 꺼려한다는 이유로 '육분' 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