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부른 택시 연료 부족하자 순찰차 50㎞ 40분만에 '쌩'
낮 1시 10분~35분 영어 듣기평가 항공기 이착륙 금지
- 강승남 기자, 고동명 기자, 오미란 기자, 홍수영 기자,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고동명 오미란 홍수영 오현지 기자 = 14일 제주지역 시험장 16곳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큰 사고없이 시작됐다.
이날 제주지역 시험장 16곳(95지구 12곳, 96지구 4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학부모회와 교사, 학생, 지역주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실시간(8시10분)이 가까워지자 수험생들도 시험장으로 몰려왔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수험생들도 있었다.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인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딸이 시험장안에 들어간 뒤에도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교문 앞을 서성이던 한 부부는 "(딸이) 그동안 애써 준비했는데 실력만큼만 편안하게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남녕고 교사 A 씨는 담임을 맡았던 제자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제자들이 열심히 했던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실수하지 않고 잘 봤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제주도교육청 제95지구 제4시험장 대기고등학교 앞에서는 지역주민도 응원전에 가세했다. 봉개동청소년지도협의회는 전날 밤새 정성스레 포장한 간식 꾸러미를 나눠주면 수험생의 기운을 북돋아 줬다.
수험생 아들의 손을 꼭 붙잡고 교문 앞까지 걸어온 학부모 B 씨는 정성스레 만든 도시락을 손에 쥐어주며 "차분하게 잘하고 오라"는 말을 건넸다.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2시험장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는 교문이 닫히기 3분 전 지각생들이 줄줄이 입장했다. 경광등을 켠 순찰차를 타고 온 학생과 시험실을 착각해 옆 학교로 간 학생도 황급히 차에서 내려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등에 수능 응원 팻말을 건 영주고등학교 교사 C 씨는 이곳에서 시험을 보는 제자 30명을 위해 준비한 막대과자 30개를 전달했다. C 씨는 "제자들이 떨지 말고 후회 없이 시험을 치르고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 95지구 제1시험장인 남녕고등학교에서 만난 학부모 D 씨는 교실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그는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대견해 들어가기 전까지 많이 칭찬해 줬다"고 했다.
제주도와 경찰 등에서도 수험생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주도는 이날 수험생들의 시험 환경을 위해 시험장 인근 공사장에 작업 자제를 요청했고, 화재·구조·구급 출동 시 사이렌 사용도 최소화한다.
3교시 영어 듣기평가를 진행하는 오후 1시 10분부터 35분까지는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통제된다.
제주경찰청과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순찰차 및 싸이카 36대를 투입해 수험생들의 입실을 도왔다.
제주경찰은 제주시 S-중앙병원에서 한 수험생을 순찰차를 이용해 96지구 제3시험장인 서귀포여자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수송했다. 이 수험생은 시험장에 가기 위해 택시를 호출했지만, 연료가 부족했던 택시기사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형지구대 순찰차를 이용해 상창교차로까지 수험생을 수송한 후, 대기중인던 중문파출소 순찰차를 시험장까지 수송했다.
순찰차 2대가 시험장까지 50㎞ 구간을 40여분 만에 주파한 덕에 이 수험생은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었다.
시험장을 착각해 제주여고로 갔던 한 수험생은 제주자치경찰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시험장인 중앙여고에 도착, 무사히 입실했다.
한편 제주기상청은 이날 제주는 구름이 많다가 낮부터 차차 흐려지겠다고 예보했다.
늦은 밤부터 모레 늦은 밤사이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나,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10∼60㎜다. 낮 최고기온은 22∼24도로 전망됐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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