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화재·한라산 산불' 덮치자 "전국소방력 집결"…긴급 종합훈련
제주서 도서 지역 최초·최대 국가단위 긴급구조 종합훈련
비행기 불시착 시나리오…섬 지역 재난대응 능력 한계 극복
- 오현지 기자
'알파항공 A220편 화재로 제주비행장에 불시착합니다''여객기에서 떨어진 엔진이 제주대학교 건물 덮쳐 다수 사상자 발생''여객기 잔해로 관음사와 한라산에 대규모 산불 발생'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31일 오후 2시 제주소방안전본부 119상황실에 동시다발적인 신고가 접수됐다. 여객기 화재로 시작된 사고는 건물·관제탑 붕괴, 한라산 산불, 풍력발전기 화재, 화학물질 유출 등의 대규모 재난으로 몸집을 키웠다.
사상자 250명, 재산피해 800억원. 제주 전역에서 벌어진 사고 수습에만 3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가 보유한 소방·경찰·군 경력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자 소방청은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한다.
"국가 재난상황입니다. 전국 소방력을 제주로 신속히 이동합니다."
전남, 광주, 부산 등 인근 시도는 물론 대구·경북 소방의 고성능 화학차와 험지펌프차가 곧장 공군 수송기인 치누크헬기와 해군 상륙함정에 실려 제주로 출동했다. 중앙119구조본부 특수 장비와 광주 소방헬기, 산림청 헬기도 모두 제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소방청과 제주도는 이날 서귀포시에 위치한 모 비행장에서 이 같은 대규모 복합재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2024년 국가단위 긴급구조종합훈련'을 벌였다.
헬기 7대와 공군 수송기, 해군 상륙함정, 고성능화학차 등 특수장비 190여 대가 투입된 도서지역 역대 최초·최대 규모 훈련이다. 또 국방부, 산림청, 항공청, 해병대9여단 등 긴급구조지원기관을 포함해 64개 기관 1060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이날 훈련의 핵심은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광역 재난대응 체계 점검이다. 훈련을 위해 실제 전국 소방력이 군 수송기와 상륙함정, 민간 선박을 이용해 제주에 모였다.
또 유해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다수 사상자 이송 등 긴급구조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을 가정해 대비 태세를 실전 수준으로 점검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훈련 강평을 통해 "공군 수송, 해군 상륙, 항공과 민간 선박을 활용해 전국 소방력을 동원하는데 차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건 이번 훈련의 가장 큰 성과"라며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촘촘하게 작동되는 대응 협력 체계를 점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재난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독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번 훈련 과정에서 국가 자원을 동원함에 있어 미비점은 없었는지 되짚어보고, 긴급 구조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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