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약속한 약 3조원 규모 제주신항 개발…언제쯤?
올해 기본계획 고시→내년 예타→2028년 착공
대규모 바다 매립 따른 '환경훼손' 우려도 제기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주 지역 민생토론회에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제주 신항 개발의 면면과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1927년 개항한 제주항은 협소한 규모와 선석 부족 문제로 여객과 해상물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개 부두 25개 선석은 포화상태고, 안전 문제도 지적된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른 게 제주 신항 개발이다. 제주 신항은 제주도가 2015년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2019년 정부의 '제2차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2019~2040)'에 포함돼 고시됐으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도는 오는 2040년까지 총 2조 8662억 원(국비 1조 8245억 원·민자 1조 417억 원)을 투입, 제주시 삼도동·건입동·용담동 일대 탑동 해안 128만 3000㎡를 매립해 접안시설(크루즈 4선석·여객 9선석), 항만 배후 부지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제주 신항엔 국비가 500억 원 이상 투입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예비타당성조사에 진척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국제크루즈선과 외국 관광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 제주 신항 개발계획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2년 6월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 변경·타당성 용역에 착수했고, 올해 기본계획 고시에 내년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제주 신항 개발 계획을 최근 해양 관광·물류 여건 등에 맞춰 재검토하고, 제주 내항·외항 등 현재 제주항 시설도 전체적으로 기능을 재편하는 항만기본계획을 연내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제주 신항을 초대형 크루즈 선박 전용 부두로, 외항은 국내 여객 수용을 위한 여객부두 위주 항만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상대적으로 협소한 제주 내항은 레저 포트로 리모델링하는 등 제주항 일대를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면 2028년쯤 사업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사업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항 개발을 하려면 제주시 탑동 앞바다와 제주항 인근 128만 3000㎡의 바다를 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제2의 탑동 매립 사업'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에선 1985년 탑동 해안 공유수면 16만 5000㎡를 매립하는 사업이 큰 논란이 됐었다. 제주 신항만 매립 규모는 탑동 매립의 약 7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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