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로 한글날 경축식 진행한 오영훈 지사… "제주어는 문화 자산"

제주도는 9일 오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뉴스1
제주도는 9일 오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9일 훈민정음 반포 578돌 한글날을 맞아 제주어 보전·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된 제주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한글 및 제주어 관련 단체와 학생, 도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 경축식은 제주어 교육시범학교인 동광초등학교와 창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도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제주어 창작시와 창작곡을 선보이는 축하공연, 애국가 제창, 한글날 노래 제창에 참여했다.

안덕중학교 학생들의 제주어시 캘라그라피 전시도 이뤄져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어 훈민정음 머리글 낭독, 유공자 표창 및 감사패 전달,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한곬 현병찬 선생에게는 제주어 보전을 위해 서예 작품과 문화예술 공간 등 평생의 업적을 제주도에 무상으로 기부한 공로로 감사패가 전달됐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어로 진행한 경축사에서 제주어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과거 정책적으로 표준어 사용을 장려하면서 제주어를 쓰는 빈도가 줄어들어 2010년 12월 유네스코는 소멸위기 언어 다섯 단계 중 네 번째 단계인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했다"며 "언어의 소멸은 정체성을 잃게 하고 고유의 역상과 문화도 사라지게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제주어는 한글의 우수성을 더욱 더 빛나게 만드는 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제주도정은 우리의 삶에서 제주어가 살아 숨 쉬고 제주어를 더 널리, 더 많이 쓰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제주도는 제주어 보전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도교육청과 협력해 제주어 시범학교를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고등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제주의 언어와 문화, 역사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제주어 어휘, 관용어, 속담 등 2만 4000개 표제어를 담은 제주어대사전 발간을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검색이 가능한 온라인 제주어 사전 프로그램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고향사랑기금과 교육발전특구 지원금을 활용해 제주어 홍보·교육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