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한라산 구상나무 숲 절반이 사라졌다

성판악 등사로 구상나무 숲 가장 많이 줄어…2000년 이후 가속화

2017년 7월4일 제주 한라산 영실 등반로 1630m 일원에서 열린 ‘구상나무 종 복원연구를 위한 한라산 자생지내 시험식재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구상나무 묘목을 심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연구의 일환으로 자생지내 시험식재를 통해 구상나무 종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고 도민 공감대 형성을 하기 위해 열렸다.2017.7.4/뉴스1 ⓒ News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100여 년 동안 제주 한라산 내 구상나무 숲의 면적이 4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조선임야분포도(朝鮮林野分布圖) 등 고지도와 항공사진을 분석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변화를 추적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은 1918년 1168.4㏊에서 48.1%(562.4㏊) 감소해 2021년 606㏊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도 보였다. 성판악 등사로 중심의 동사면은 연평균 0.58%씩 줄어 전체 감소 면적이 502.2㏊로 가장 크게 줄었다.

영실 일대(서사면)는 연평균 0.43%씩 줄어 전체적으로 58.0㏊ 감소했다. 특히 2000년대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큰두레왓 일대(북사면)는 연평균 0.24%씩 감소해 총 40.7㏊ 줄었다.

반면 방애오름 일대(남서면)는 38.5㏊ 증가했다. 연평균 0.97%씩 늘어난 셈이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자연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목재 이용, 상산방 목지 활용 등 인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상나무 숲의 변화는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됐다. 기온상승과 태풍, 가뭄 등 기상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06년 이후 연평균 감소율은 1.37~1.99%로 급증했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지역 기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한라산의 아고산 침엽수림의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쇠퇴와 고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종합 보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구상나무 증식을 통한 복원기술 개발, 식생·환경 모니터링, 자생지 병해충 연구 등 보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구상나무 관련 교육 확대, 캐릭터 활용 기념품 개발·판매 등 대중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활용방안도 확대할 계획이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