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런 여름 없었다"…평균 26.3도 1위, 열대야·폭염일 '도장깨기'

제주지방기상청, 올 여름철 제주도 기후분석 결과 발표
평균 26.3도 역대 1위…·열대야·폭염일수도 '도장깨기'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올해 제주도의 여름은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남았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제주도 기후분석 결과'를 보면 6∼8월 제주도 평균기온(제주, 서귀포, 성산, 고산 등 4개 지점의 평균값)은 평년(24.5도)보다 1.8도 높은 26.3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존 기록은 2022년 26.0도였다.

평균 최고기온(29.2도)과 평균 최저기온(23.9도)도 각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기존 평균 최고기온은 2022년 29.1도, 평균 최저기온은 2022년 23.6도다.

6월 중순 이후로 기온이 꾸준히 평년보다 높았는데, 일반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에도 대체로 평년보다 높았다. 게다가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장기간 따뜻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아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됐으며, 비가 내리는 날은 적었다.

이 때문에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높은 29.3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고, 8월 강수량은 평년(283.3㎜)의 27.6%인 78.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더위를 쫓고 있다. 2024.8.2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올여름 제주도 평균 폭염일수(일 최고 33도 이상인 날)는 평년(3.8일)의 4.3배인 16.5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열대야 일수(밤사이 최저 25도 이상인 날)도 평년(23.8일)의 2배인 48일로 역대 1위였다.

특히 도내 지점별로도 역대 가장 많은 폭염과 열대야를 겪은 곳이 많았다. 여름철 폭염일수 1위 지점은 제주(35일)와 서귀포(18일)며 열대야 일수 1위 지점은 제주(56일), 고산(40일), 성산(46일)이다.

여름철 제주도 평균 강수량은 683.8㎜로 평년(599.7∼795.5㎜)과 비슷했다.

제주지역 장마는 6월 19일 시작돼 7월 27일까지 39일간 이어져 평년(32.4일)보다 길었으며, 장마철 강수량은 561.9㎜로 평년(348.7㎜)보다 많았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비의 50%는 장마철에 내리는데 올해는 장마철에 더욱 집중됐다. 올해 제주도의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82%(561.9㎜)가 장마철에 내렸는데,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큰 비율이다.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이 많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장마철 종료 후에는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 위주로 비가 내렸다.

이용섭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극성을 부려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의 기후특성도 변화하는 상황에서 제주지방기상청은 이상기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해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