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에 안긴 금메달리스트…19살 사격 여왕 오예진 금의환향
"금메달 획득 순간 가족 가장 먼저 떠올라"
열악한 제주 사격 인프라 꼬집기도…"사격은 제 인생"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엄마 아빠가 철없는 애를 뒤에서 열심히 받쳐주고 너무 고생한 걸 잘 알고 있다. 너무 고맙다고 항상 말하고 싶었고, 제가 엄마 아빠에게 표현을 잘 못해서 이 자리를 빌려서라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파리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부문 금메달리스트 오예진(19·IBK기업은행) 선수가 24일 고향 제주를 찾아 가족과 도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오후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은 오 선수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찾은 취재진과 도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오 선수가 도착하자 박수 소리와 함께 "오예진! 오예진!"을 외치는 함성이 공항 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일부는 오 선수와 기념촬영을 요청하며 잊지못할 추억을 남겼다.
현장에는 김애숙 도 부지사와 도 체육회 관계자 등뿐만 아니라 오 선수의 모교인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와 표선중학교 후배들이 선배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개인 경기에서 제주 출신 금메달리스트는 오 선수가 처음이다.
특히 오 선수를 뒷바라지한 어머니 송미순씨는 딸을 보자 와락 껴안은 뒤 얼굴을 메만지며 손을 떼지 못했다. 세계 사격 정상들과 겨뤘던 오 선수도 이날만큼은 엄마 품에 안겨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오 선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메달 확정 순간에 저를 뒤에서 열심히 받쳐줬던 가족 생각이 먼저 났고 감독 코치님, 응원했던 분들, 팀코리아 팀원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오 선수는 "메달을 신경쓰지 않고 대회 준비를 해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며 "그동안 휴가가 없어서 푹 쉬고 싶다. 푹 쉬고 나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앞으로 남은 대회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오 선수는 열악한 제주지역 사격 인프라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저 처럼 제주도에서 사격의 꿈을 갖는 어린이가 있을 텐데 제주도에 좀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 늘 한다"며 "제일 먼저 사격장 개선이 필요하다. 사격장이 부실하고 화약권총 사격장이 없다.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니까 큰 무대에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오 선수의 훈련을 옆에서 지켜 본 홍영옥 코치 역시 "제주에서 올림픽 사격 금메달이 나왔다는 것이 기적일만큼 시설이 열악하다"며 "올림픽 성과의 기쁨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쉬운 점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격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했다.
오 선수는 "앞으로 사격 하면 오예진이 생각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떳떳하고 꾸준히 잘 하고 최대한 열심히 하는 그런 선수라고 소개하고 싶다"며 "저한테 사격은 인생을 걸 만큼 소중하다. 많이 좋아하니까 재미있게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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