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10개월만에 구조…몸통 낚싯줄 절단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 포획 대신 장대칼날로 절단
아직 주둥이·꼬리에 낚시줄 남아…필요시 추가 조치"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바다에서 힘겹게 살아낸 온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에 얽혀 있던 낚싯줄이 10개월만에 대부분 제거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등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지난 16일 오후 종달이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걸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을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낚싯줄 절단 후 종달이의 움직임이 확연히 좋아졌다며 생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종달이는 지난해 11월 1일 낚싯줄에 온몸이 엉킨 모습으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후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구조단은 지난 1월 29일 종달이의 꼬리에 늘어져 있던 약 2.5m 길이의 낚싯줄을 제거했다. 제거한 낚싯줄의 무게는 달라붙은 해조류까지 196g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둥이 부근에 걸려 있던 낚싯바늘과 몸통에 엉킨 낚싯줄은 제거하지 못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낚싯바늘과 낚싯줄이 종달이를 파고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헤엄을 치는 등의 움직임에서 다소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구조단은 또 다시 구조작업에 나섰지만 종달이의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지속해서 종달이의 곁에 머물면서 포획이 쉽사리 이뤄지지 못해 시간만 흘러갔다.
그런데 구조단은 지난 15일 종달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중 종달이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전까지는 무리와 빠르게 헤엄치며 상태가 좋아 보이던 종달이가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수면에 떠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종달이의 몸에는 주둥이에서부터 꼬리까지 낚싯줄이 팽팽하게 얽혀 있었고, 이 때문에 몸통을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태였다. 주둥이에서부터 등을 거치며 꼬리까지 종달이의 몸이 활처럼 굽은 것이다.
낚싯줄로 인해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종달이는 잠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이에 따라 수면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구조단은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소속 수의사와 아쿠아리스트와 함께 즉시 구조에 나섰지만, 이때에도 종달이가 지속해서 구조선박을 피하면서 포획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구조단은 포획을 시도하는 대신 몸통에 걸려 있는 낚싯줄을 절단해 종달이의 움직임을 원할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후 종달이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고, 장대 칼날을 사용해 16일 오후 4시43분쯤 낚싯줄을 추가로 절단했다.
종달이는 낚싯줄 절단 직후부터 어미 돌고래 곁에서 빠르게 헤엄치면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단은 "종달이는 낚싯줄 때문에 몸을 곧게 펴지 못하고 구부린 상태였다"며 "낚싯줄을 절단한 직후 종달이는 어미 돌고래 곁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이틀 동안 맴돌던 해역을 벗어나 유영했다"고 전했다.
구조단은 낚싯줄을 절단한 이후 종달이와 어미 돌고래, 주변 남방큰돌고래 무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뒤 구조작업을 종료했다.
다만 아직 주둥이 부근과 꼬리 부분에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남아 있는 상태로, 지속해서 종달이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추가 구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조단은 "어구 얽힘으로 인한 종달이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능동구조' 방식을 도입했다"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구조를 통해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얽힘 피해를 줄여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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