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고 등록 귀찮아서…" 어구에 무허가 AIS 설치한 어선 2척 적발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해역에서 무허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불법으로 사용한 어선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1일과 2일 마라도 남서쪽 28㎞ 해상에서 무허가 AIS를 설치한 혐의(전파법 위반)로 제주 한림 선적 근해 연승 A 호(31톤)와 통영 선적 근해 연승 B 호(46톤)를 각각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B 호는 승선원 변동 신고를 하지 않고 조업한 혐의(어선 안전 조업법 위반)도 받고 있다.

제주해경서는 제주해경 소속 제1505함이 해상치안 활동 중 불시 검문검색을 통해 이들 어선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AIS는 선박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연안해역 선박 운항 모니터링과 해양 사고 발생시 수색·구조에 활용하는 무선 설비다. 전파법은 'AIS를 개설하려는 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허가 AIS 설치는 어구를 선박으로 오인해 해상교통 혼선을 초래하고 선박 간 충돌 등 대형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행위다.

이번에 적발된 어선들은 바다에 투척한 어구에 무허가 AIS를 설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구 분실을 막고,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망을 쉽게 찾기 위해서다.

올 3월과 4월에도 무허가 AIS를 설치한 어선 1척씩이 해경에 검거됐다.

일부 어민은 국내에 유통되는 AIS보다 저렴한 중국산을 어구에 설치하고 있으며, 특히 복잡한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 허가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산 AIS 가격은 140만~300만원대인데 비해 중국산은 그 '10분의 1'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산은 중고로 5만원 선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무허가 AIS 장치를 사용하는 어선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해상교통안전을 저해하고 전파 질서를 교란하는 무허가 AIS 단속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해상교통 질서 확립을 위해 무허가 장비 대신 인증된 장비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