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폭염 속 길거리에 쓰러진 행인 '댕댕이'가 구했다

반려견 산책하며 안전활동…제주 '댕댕이 안전지킴이'
보름여간 환경오염·시설물 훼손 등 20여건 신고

7월15일 오후 제주시 복합체육관에서 열린 댕댕이 안전지킴이 발대식에서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댕댕이 안전지킴이는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생활 속 위험요소를 찾는 제도다. 2024.7.15/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멍멍!"

7월19일 저녁 제주시 연동 거리. 반려견(푸들)과 함께 산책하던 '댕댕이 안전지킴이' A씨가 길에 쓰러진 행인을 발견하고 뛰어갔다.

행인에게 다가가니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진 상황으로 보였다. A씨는 휴대전화를 꺼내 112에 신고했다.

밤에도 열대야가 20일 넘게 이어지는 폭염 속에 만약 A씨가 그대로 방치됐다면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제주도가 올해 처음 도입한 '댕댕이 안전지킴이'가 지역안전에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1일 도에 따르면 댕댕이 안전지킴이는 시민이 반려견과 일상적인 산책을 하며 안전위해 요소를 발굴·신고하는 주민참여 사업이다. 지난 7월15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총 33팀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초 반려견주 따라 걷기, 보호자 명령 수행, 외부자극 행동 등의 다양한 평가를 통해 엄선해서 선정됐다.

보름여간 이들이 신고한 건수는 20여건에 달한다. 앞서 사례처럼 인명을 구하는가 하면 분실물(트렁크)을 찾고 하천 우수관 인근 물이 오염된 것을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

인도 바닥과 가로등, 전봇대 등 도로 시설물이 훼손됐거나 쓰레기 무단투기, 소화전 앞 불법주정차도 찾아냈다.

1일에는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과 도민들이 많이 몰리는 연동 누웨마루 거리에서 경찰, 자치경찰과 함께 합동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제주도는 댕댕이 안전지킴이 이외에도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는 6개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 30명으로 구성, 어린이의 시각에서 학교 주변 위험요소를 찾아내 신고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동원 도 안전건강실장은 "지역주민들이 동네의 안전을 위해 힘써 지역안전지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