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물고기 다 익겠네…제주 수온 30.2도 '심각 1단계' 발령

제주연안 고수온주의보…양쯔강 유출량 급증 예의주시
저염분수 유입 걱정도

31일 오후 5시 기준 제주연안 표층수온 현황. 제주해양수산연구원 화면 캡처./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제주 바다도 뜨겁다.

해양수산부는 31일 오후 2시부로 폭염 재난 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라 고수온 위기 경보 '심각 1단계'를 발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속적인 수온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전남 함평만·득량만·여자만과 제주 연안 전역에 고수온 경보를 발표하고, 서해 남부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고수온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고수온 예비주의보), 경계(고수온 주의보), 심각(고수온 경보) 1단계, 심각 2단계 등으로 이뤄졌다.

특보 해역 37개 중 15개 이상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경보가 발표되는 경우 심각 1단계가 발령한다.

해수부는 심각 1단계 발령에 따라 기존 운영 중이던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해수부 장관이 총괄하는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 제주 연안 수온은 29도까지 오른 곳도 있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양쯔강 유출량이 지난 26일 기준 초당 5만8000톤으로 추산됐다. 평년 4만7000톤보다 1만1000톤 가량 많다.

고수온·저염분수는 어족자원에 큰 피해를 준다.

고수온은 28도 이상, 저염분은 26psu(실용염분단위·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의 총량을 g로 나타낸 것) 이하다.

실제 1996년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제주 서부 연안 마을 어장에 유입돼 소라, 전복 등 총 184톤이 폐사했다.

2016년 8∼9월에도 제주 서부 바다에 염분농도 23∼26psu, 수온 30∼31도의 고수온·저염분수가 대량 유입돼 서귀포시 안덕면·대정읍, 제주시 한경면 등에서 소라, 전복, 홍해삼 등이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 용존 산소율(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떨어져 양식 넙치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작년 여름 제주도 내 양식장에선 높은 수온에 생리적 기능을 상실한 넙치 93만1000마리가 폐사했다.

제주도는 고수온.저염분수의 마을 어장 유입 상황에 대비해 지난 26일 관계기관 대책 회의를 열어 저염분수 유입 예측 결과를 공유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관별 역할 분담, 협력 방안, 단계별 행동 요령 등을 논의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 연안에 저염분수가 유입될 경우 마을 어장 피해가 예상된다"며 "각 지역 수협과 어촌계에서는 수산생물 생육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며 저염분수 관측 정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