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단 9곳…이 국제인증 받은 숙박업체는?

환경교육재단·세계관광기구가 지속가능 친환경 시설에 수여
맞춤형 컨설팅에 8곳 동시 획득…자원순환 거버넌스 구성도

그린 키 인증패.(제주신화월드 제공)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그린 키(Green Key)'는 환경교육재단 국제본부와 국제연합(UN) 산하 세계관광기구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운영을 하는 관광·서비스산업 시설에 수여하는 국제 인증이다.

이 인증을 받으려면 △탄소 저감 친환경 경영 △직원 교육·참여 △고객 안내 △물 절약 △친환경 청소·세탁 △쓰레기 감량 △에너지 절약 △친환경 식음료 △실내 금연환경 △녹지 관리 △사회적 책임 △친환경 교통수단 안내 △행정 관리 등 13개 평가부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린 키 인증을 획득한 관광·서비스산업 시설 수는 총 65개국 3700여 개로, 우리나라에서 이 인증을 받은 36곳 중 9곳(25%)은 제주에 몰려 있다. 기존 1곳(머큐어 앰배서더 제주)에 더해 지난달 27일 도내 호텔·리조트 8곳이 한꺼번에 '그린 키' 인증 획득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관광분야 자원순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도내 숙박업체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맞춤형 컨설팅과 그린 키 인증을 지원해 온 성과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리띵크(Re:think) 캠페인.(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최근 그린 키 인증 획득 과정에서 가장 강한 의지를 보인 곳은 롯데호텔 제주, 롯데시티호텔 제주,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 등 사업장 3곳의 참여를 이끌어 낸 롯데호텔앤리조트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일찍이 지난해 사업장 4곳이 있는 제주에서 먼저 고객과 함께하는 ESG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시스템을 확대하는 동시에 투숙객들도 침구교체 자제 등 탄소 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리띵크(Re:think) 캠페인', 호텔에 머무는 동안 탄소발자국을 지울 수 있는 실천 지침을 담은 '그린 트래블러스 가이드'가 그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제주관광공사와 '친환경 여행 서약 캠페인'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객들이 텀블러 사용, 쓰레기 배출 최소화 등에 참여하도록 했고, 같은 달 제주 ESG 스타트업인 제클린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폐침구류로 만든 친환경 제품들을 공동 개발·판매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리컵 사용 △친환경 소재 객실 키 사용 △대용량 어매니티 용기 사용 △신재생에너지(지열·태양광) 사용 △중수 설비·히트 펌프·고효율 보일러 도입 등도 동시에 추진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ESG 관계자는 "골프장을 포함해 제주에 사업장을 4곳이나 보유한 만큼 지역 환경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참여 배경을 밝히며 "인증 과정에서 전사적으로 사규를 정비한 만큼 재인증 준비와 함께 사업장 확대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16일 제주웰컴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그린 키 자원순환 거버넌스 구성 및 국제인증 수여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번에 그린 키 인증을 획득한 다른 숙박업체들의 친환경 행보도 눈에 띈다.

해비치호텔앤리조트는 2021년부터 제주개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라벨 생수 공병을 분리 배출해 재생 원사로 업사이클링하는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된 가방은 친환경 여행 실천 혜택을 담은 '체크인 그린 패키지’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호텔앤리조트는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의 보전 필요성에 공감해 곶자왈공유화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하는 한편,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 처리하고 있고, 폐가전제품은 비영리 공익법인인 E-순환거버넌스에 인계해 재활용하고 있다.

위호텔 제주의 경우 환경개선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1회용 대신 금속 재질의 다회용 빨대와 패브릭 재질의 다회용 컵받침을 사용하는 등 1회용품 퇴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6일 제주도는 그린 키 인증을 보유한 △롯데호텔 제주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 △롯데시티호텔 제주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제주신화월드 호텔앤리조트 △위호텔 제주 △에코그린리조트 △한화리조트 제주 △머큐어 앰배서더 제주 등 9곳과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 그린 키 자원순환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제주도정 목표인 '2040 플라스틱 제로 아일랜드(Plastic Zero Island·PZI)' 실현 차원에서 인증 유지기간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총지배인급 회의를 열고 탄소절감 사례와 인증 노하우 등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그린키 자원순환 거버넌스 구성은 앞으로 관광분야 자원순환을 선도할 것"이라며 "그린키 인증 숙박업체가 계속 이어져 도내 관광분야의 자원순환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mro1225@news1.kr